시세포와 시신경이 밀집돼 우리 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 노화로 인해 이곳에 퇴행성변화가 일어나면 시력이 점차 저하돼 결국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황반변성이라고 하며 국내 실명원인질환 1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황반변성은 시세포와 시신경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면 치료를 시도해도 큰 효과가 없어 정기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발견이 최선으로 여겨졌다.
이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금나노입자를 활용한 황반변성 치료법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안과 노영정(여의도성모병원, 제1저자), 강승범(대전성모병원, 교신저자) 교수팀은 금나노입자를 쥐 안구에 주입해 습성황반변성의 원인이 되는 맥락막신생혈관의 발생을 현저하게 억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맥락막신생혈관 유무에 따라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습성황반변성은 시력의 중요부위인 황반부 아래쪽에 위치한 맥락막에서 신생혈관이 생겨 황반부 출혈이나 부종을 유발시켜 수개월안에 실명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총 40마리의 실험용 수컷 쥐를 대상으로 레이저 광응고법을 통해 맥락막신생혈관을 유발시킨 후 20마리에 20나노미터의 금나노입자를 안구내 주입, 2주 후 맥락막신생혈관의 크기를 대조군 20마리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측정 후 분석했다.
그 결과 금나노입자를 주입한 경우 신생혈관의 크기는 대조군에 비해 67.9%의 감소효과를 보였으며 신생혈관형성을 유도하는 인산화효소인 ERK1/2, Akt, FAK 등을 억제함으로써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안질환 분야에서는 안구 내 혈관에 금나노입자의 항혈관화 작용이 알려져 있지만 본 연구는 동물모델을 통해 노인성 습성황반변성의 중요병변인 맥락막신생혈관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노영정 교수는 “20나노미터의 금나노 입자는 인체에 무해하며 기존 단백질 항체주사제보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눈 속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체류해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난치성 습성황반변성 치료제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전성모병원 안과 강승범 교수는 “습성황반변성 환자는 맥락막신생혈관의 재발 등으로 1년에 평균 6회 이상 고가의 안구 내 항체주사치료제를 반복적으로 눈에 맞고 있는 실정”이라며 “금나노입자가 맥락막신생혈관 발생 초기 단계에 작용해 크기 증가를 억제한다는 사실은 습성환반변성의 치료 및 재발 억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 국제학술지 IOVS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2016년 12월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