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감기,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고양이 감기,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 헬스경향 VIP동물의료센터 아재곤 원장
  • 승인 2017.0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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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인데 AI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가요?”
“길고양이들 밥 주는 캣맘인데 예방백신은 없는지요?”
“지금 우리 고양이가 재채기와 콧물 등의 증상이 있는데 혹시 AI 아닌가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양이에게 전염된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고양이 감기’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걱정할 만큼 조류인플루엔자가 고양이에게 쉽게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호흡기로 전염된다든가 변에 살짝 묻는 정도로는 감염되지 않으며 감염된 조류를 직접 먹는 등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섭취해야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전파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감염된다는 확실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경우 될 수 있으면 조류인플루엔자가 종식될 때까지는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재곤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이번 칼럼에서는 고양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고양이 감기’에 대해 더 자세히 다뤄보고자 합니다.

고양이 감기는 보통 허피스바이러스(herpesvirus)나 칼리시바이러스(calivivirus)에 의해 나타나는 호흡기질환을 말합니다. 재채기, 콧물, 눈곱, 결막염 등 사람의 감기증상과 비슷해 ‘고양이 감기’라고 표현하며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감기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습니다. 고양이 감기의 경우 증상이 좋아진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몸에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력이 튼튼할 때는 몸 안에 숨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증식합니다. 따라서 고양이 감기는 어느 정도 면역력이 좋아질 때까지는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고양이 감기는 안일한 자세로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좋아지는 예도 있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 호흡기계의 만성변성을 일으키면서 만성비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만성비염에 걸리면 지속적인 코막힘, 화농성 콧물,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이며 여러 가지 2차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면서 만성적인 호흡기염증반응을 보입니다. 아무리 약을 써도 완치되지 않으며 심하면 부비동까지 염증이 번져(축농증) 외과적으로 고름을 빼야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양이 감기는 적극적인 초기관리와 예방접종이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 접종하는 고양이 종합백신에는 허피스바이러스와 칼리시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 감기의 주범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높여놓으면 감기증상을 많이 줄이면서 다른 질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스트레스를 줄여야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묘이고 접종이 잘 된 경우라면 별 문제없지만 어리거나 항체도 충분치 않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를 주의해야합니다.

셋째, 충분한 영양섭취와 영양제투여가 필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충분한 영양섭취를 통해 여러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을 길러야하며 바이알리스나 엘라이신 같은 면역증강제를 통해 면역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감기에 걸립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질환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생각했다가는 평생 고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례를 많이 봐온 필자로서는 감기예방과 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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