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는 보통 식중독이나 장염 등 소화기질환이 조용히 잠잘 것이라 생각해 위생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식중독과 장염의 주범이라 불리는 노로바이러스는 얼음 속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만큼 강력한 존재라 겨울철에도 안심할 순 없다. 실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장염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계절은 겨울로 조사돼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감염성 장염환자 여름·겨울 증가추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2011~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감염성 장염환자는 2015년 525만명으로 2011년 424만명 대비 23.6%(101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간(2013~2015년)의 진료인원을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겨울철에 진료인원이 가장 많았으며 전체적으로 봄과 가을에는 진료인원이 감소하고 여름과 겨울에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어서 음식이 쉽게 상하고 다른 계절보다 외출이나 여행이 잦고 외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세균에 의한 감염성 장염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며 “반면 겨울철에는 오염된 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장염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저온에서 잘 번식하며 얼음 속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정도여서 겨울철 장염의 주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저연령일수록 발생률 높아
감염성 장염에 가장 취약한 것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2015년 감염성 장염환자 중 특히 9세 이하 연령대에서 전체 진료인원의 28%(147만명)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이어 10대 15.1%(79만명), 20대 12.8%(67만명) 순이었다.
어린 아이들에게서 감염성 장염 발생률이 높은 것은 단체생활 내 위생관리 소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용석 교수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한 감염과 더불어 특히 급식을 통한 집단감염이 많으며 유아 연령대에서는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음식을 집어먹는 등의 위생적인 문제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어린아이·고령환자 특히 주의…위생수칙 철저히 지켜야
감염성 장염은 복통, 발열,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증상만으로는 장염의 원인을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심증상 발생 시에는 즉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감염성 장염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충분한 휴식과 함께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유소아나 고령환자, 만성질환자 등은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6회 이상의 심한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이 원인인 감염성 장염예방은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쓰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식사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하며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되 오래된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다.
특히 신선하지 않은 해산물이나 길거리 음식 등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한다. 여행 시 물은 가급적 생수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바로 섭취하되 냉장고에 보관했다 다시 꺼내 먹을 때는 끓여먹어야한다. 무엇보다 감염성 장염에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위생관리에 철저히 신경 쓰는 등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