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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본 의료서비스…‘풍요속의 빈곤’
헬스경향 일산무지개성모안과 동은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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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7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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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8년째 안과를 운영하고 있다. 그전에는 수년간 봉직의로 근무했다. 이렇게 십수년간 안과전문의로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시간이 갈수록 의료비지출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이 커진다는 것이다.

30만원 안팎의 수술비용이 부담스러워 수술시기를 미루거나 실명예방재단을 안내해드리면 거기서 수술비를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 젊은 사람도 보다 더 나은 치료방법을 비용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도 적잖다.

   
동은영 일산무지개성모안과 원장

지난 십여 년간 환자들이 부담하는 백내장수술비용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수년 전 백내장수가 대폭삭감으로 병원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일부의원에서는 백내장수술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자본주의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은 당연한 것인데도 오랜 기간 비용상승이 없었던 백내장수술조차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기사를 보니 월소득 하위 10%의 가처분소득이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를 통계수치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백내장수술은 주로 노년층이 받기 때문에 안과의사들은 노년층의 빈곤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이들이 예전에도 가난했던 것은 아니다. 어엿한 직장이 있었고 고학력인 경우도 꽤 많다.

특히 수납할 때 진료비가 비싸다고 항의하는 모습은 동네의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65세 이상은 진료비정액제가 적용돼 총진료비 1만5000원 이하인 경우 3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하지 않고 1500원만 수납하면 됐다.

하지만 해마다 약간의 진료비 상승이 있어 2~3년 전부터는 기본진료만 받아도 1만5000원 상한선을 넘게 돼 30%의 본인부담율을 적용하게 됐다.

결국 노인도 초진 시 4500원 이상 부담하게 됐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의료비가 상승하면 정액제상한선도 올려야하는데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노인의료비할인은 해가 갈수록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단돈 몇 천원도 부담스러운 노인들은 1500원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검사를 거부하거나 약만 처방받기도 한다.

우리는 의료기술의 발달, IT시대의 도래로 인해 보다 윤택한 삶을 살게 됐다. 하지만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의료에 있어 사각지대는 더욱 심각하다.

백내장의 경우 수술과 동시에 근시와 원시, 난시는 물론 노안까지 해결할 수 있는데도 비용부담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료서비스에서도 선택이 강요되고 경제력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하는 세상. 현 시대를 표현함에 있어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보다 적절한 말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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