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코 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괜찮을까
[특별기고]코 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괜찮을까
  • 김영효 인하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승인 2017.01.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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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알레르기비염 때문에 큰맘 먹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가 ‘뿌리는 약’을 처방해 약국에서 설명을 들으니 코 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라고 합니다. 스테로이드라면 아이 성장에 안 좋은 것 아닌가요? 부작용은 없나요? 어디 물어봐도 시원하게 답변해주는 곳이 없습니다.
 


위 사례는 비염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인터넷으로 ‘스테로이드’를 검색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순식간에 떠오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내 아이,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용해야하는지 많은 부모가 망설이게 된다.

필자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코 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는 아이에게 성장지연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다. 또 성장기아동이 1년 동안 매일 사용했어도 성장지연 등 부작용이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개발된 비강내 스테로이드분무제는 전신흡수율이 0.5% 미만으로 극소량이며 대개 만2세 이상에서는 안전성이 확립돼 믿고 사용해도 괜찮다.

비강내 스테로이드분무제는 사용 후 3~5일 정도 지나야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몇 번 사용하다가 효과가 없다고 자체판단하고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일단 효과가 나타나면 지금까지 개발된 알레르기비염약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가끔 비강내 스테로이드분무제를 사용하면서부터 코피가 난다는 환자도 있다. 이는 사용법이 잘못돼서다. 분무제의 노즐을 코 가운데로 향하게 해 분사하면 코 가운데 벽인 비중격 점막이 손상돼 코피가 난다. 이것이 수개월~수년 동안 지속되면 드물게 ‘비중격천공’ 같은 더 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용법을 잘 숙지하고 지켜야한다.

비강내 스테로이드분무제는 오래 사용해도 안전하고 강력한 항염증효과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아직까지 1년 이상 장기사용에 대한 데이터는 없고 효과발현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며 코피 등의 합병증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면서도 안전한 비강내 분무제 개발을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왔다. 최근 코 점막을 코팅해 원인항원이 점막에 부착되는 것을 막는 ‘알러지컷’과 같은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어 비강내 스테로이드분무제와 함께 사용한다면 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영효 인하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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