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변비에 걸릴까요?
고양이도 변비에 걸릴까요?
  • 헬스경향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김효진 내과원장
  • 승인 2017.01.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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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2006년도에 시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무려 17%가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변비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사실 고양이는 세심한 동물이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사료교체, 환경변화 등에 의해서도 쉽게 변비에 걸립니다. 특히 일부에서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진행하기도 해서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고양이 변비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동물병원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변비의 원인으로는 골반골절 등 기계적 막힘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래 방사선 사진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골반이 골절된 환자의 예입니다. 골절 이후 약 1년 반 이후부터 변비가 발생했는데 좁아진 배출로 인해 변이 물리적으로 통과하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통사고나 낙상이력이 있는 고양이는 이후 변비가 발생하지 않는지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합니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변비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작정 섬유질이 많은 사료를 급여하면 분변을 더욱 굵게 해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편중된 음식섭취를 하면 변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길고양이 등에서 불균형한 영양급여로 인한 심각한 변비가 가끔 관찰됩니다. 중년령 이후의 고양이라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의 호르몬질환이나 탈수나 전해질불균형 같은 대사적 원인으로 변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섭식이나 물 마시는 양이 줄면서 이차적으로 변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변비가 반복된다면 ‘거대결장’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장은 직장 바로 위에 위치한 대장으로 거대결장이란 변을 직장으로 보내는 통상적인 움직임이 불가능할 정도로 결장이 팽창되고 늘어난 경우를 말합니다. 고양이의 경우 특히 거대결장의 발생이 많은데 결장이 무력해지면 변비가 반복되고 매우 심각한 경우 아래와 같이 결장을 잘라내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호자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일단 기르는 고양이가 적절하게 배변을 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리터박스를 청소하면서 변 상태를 관찰합니다. 다묘가정의 경우에도 각각의 고양이마다 배변하는 위치나 특성이 다르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배변을 치워주면서 잘 관찰해보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배변하더라도 변의 모양이 토끼똥처럼 작고 단단하거나 단단한 포도송이 같다면 변비 초기일 수 있습니다. 며칠간 배변하지 못한 이후 소량의 설사나 점액변을 보는 것 역시 심한 변비증상일 수 있습니다. 폐색을 동반한 심각한 경우에서는 화장실에서 배변하려고 애쓰다가 구토하거나 힘없이 늘어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의 변비를 개선하려면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줘야합니다. 습식 사료를 급여하거나 고양이분수, 정수기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 물 마시는 곳은 한 군데 이상 설치하고 하루에도 여러 번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섬유질 공급 역시 중요한데 이를 위한 처방식을 동물병원에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단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출로가 좁아진 경우라면 섬유질 급여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변비가 진행돼 대장 내에서 수분이 재흡수되면 점점 스스로 배변하기 어려워지고 특히 일부에서는 목숨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변비를 유발하는 원발 원인이 있다면 이를 교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따라서 3일 이상 배변하지 않은 경우나 변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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