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이 난다고 다 코감기일까?
콧물이 난다고 다 코감기일까?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2.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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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강한 계절이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콧물이 나면 모두 코감기라고 생각하고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코감기는 리노바이러스라는 감기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상이고 알레르기비염은 면역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증상이 콧물, 코막힘으로 비슷하더라도 치료와 예방법이 달라져 구분해야한다.

알레르기비염은 알레르기인자에 몸이 과하게 반응하는 것이 원인이다. 마치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것과 같다. 따라서 치료개념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다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원인물질이 비강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면 알레르기비염환자의 면역체계는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일단 알레르기인자를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되는데 특히 면역체에서 분비하는 히스타민에 우리 몸이 반응하는 것이 가장 불편하게 느껴진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분비된 히스타민이 각 부위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혈관이 확장돼 투과성이 높아진다. 이 때 혈액은 충혈되고 분비물이 많아진다. 또 분비세포에서 분비가 촉진돼 많은 양의 체액이 분비된다. 비 온 뒤 거리가 깨끗해지는 것처럼 우리 몸도 알레르기인자를 청소하는 것이다. 가려움증과 재채기 등의 증상은 밖으로 알레르기인자를 내보내려는 인체의 노력이다.

정말 심각한 유해물질이 들어왔다면 이런 반응을 통해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알레르기비염의 경우 그다지 유해하지 않은 물질을 내보내기 위해 너무 지나치게 반응해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알레르기비염환자의 경우 불편을 완화시키기 위한 적절한 약물복용과 알레르기인자를 차단하는 예방요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알레르기비염 예방요법으로는 알레르기인자를 차단(식염수로 코 세척, 알레르기원인물질 차단크림사용 등) 하거나 면역균형을 맞춰주는 유산균제제 등을 꾸준히 복용하고 규칙적인 운동, 체온유지와 충분한 수면, 수분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염증상이 있다면 꾸준한 병원진료를 통해 증상을 예방하거나 치료해야하지만 당장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심하다면 일반의약품을 이용해 빨리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마 전 약국을 방문한 환자도 콧물증상을 호소했다

약사 : 어서 오세요. 어디 불편하세요?

환자 : 네, 콧물, 코막힘, 가려움이 있네요. 전에 이비인후과에서 알레르기비염이라고 했어요. 가려움과 콧물을 덜어주는 약이 있을까요?

약사 : 아무래도 찬 바람이 많이 불면 알레르기비염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증상이나 환자의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약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 번 설명해 드릴까요?

환자 : 그렇군요. 비염약도 한 가지가 아닌가 보네요?

◆항히스타민 단일제제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비염의 주된 원인은 지나치게 분비된 히스타민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차단하는 의약품이 바로 항히스타민제제다. 정확히 설명하면 체내히스타민수용체를 차단해 히스타민이 분비돼도 우리 몸이 반응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보통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졸림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약물이 뇌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심하고 2세대 이상의 경우 졸음부작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에 다른 증상 없이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 알레르기증상만 있다면 2세대 이상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 유명한 제제로는 지르텍(세트리진), 클라리틴(로라타딘) 등이 있다.

◆항히스타민, 충혈제거제 복합제제

만일 콧물, 재채기, 가려움 등과 함께 코막힘이 있다면 항히스타민제만으로는 증상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 이때 혈관수축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슈도에페드린은 충혈제거제의 대표적 성분으로 보통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들어 있다.

코막힘은 콧물이 많아도 발생하지만 비강점막혈관이 충혈돼도 발생한다. 점막이 부풀어 올라 코가 막히는 것이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의 양을 줄이고 충혈제거제로 점막부종을 완화시키면 코막힘이 개선될 수 있다. 대표적 제제로는 액티피드(슈도에페드린+트리프롤리딘), 코미(페닐레프린+클로르페니라민) 등이 있다.

◆항히스타민, 충혈제거제, 해열진통제 복합제제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히면 충분한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진통제 복합제를 사용할 수 있다. 두통이나 발열과 함께 콧물, 코막힘이 나타나는 경우 코감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코감기약으로 포장돼 출시된다.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복합돼 있고 함량이 1정에 200~500mg에 달해 효과가 빠르다. 제약회사에서 출시되는 코감기약을 선택하면 된다.

◆외용제

코막힘이 심할 때 사용하는 충혈제거제는 외용제로도 출시됐다. 코막힘이 심할 때 코 안에 뿌리면 혈관을 수축시켜 신속하게 코막힘을 완화시켜준다. 하지만 원인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코가 막힐 수 있다. 시원한 느낌 때문에 자주 사용하면 약제성 비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난치성이라 신중하게 사용해야한다. 대표적인 제제로는 오트리빈, 화이투벤 나잘스프레이, 나리스타 등이 있다.

또 코 안이 건조하면서 막힐 때는 코점막에 보습 및 세척을 위해 분사할 수 있는 제제가 있다. 천연멸균해수 등 식염수가 주성분이면서 경우에 따라 덱스판테놀 같은 보습제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다. 이 제품들은 신속하게 코막힘을 완화시켜주지는 않지만 비강점막의 컨디션을 유지해 코 막힘을 완화시켜 준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피지오머 미스트(천연멸균해수), 마플러스(천연멸균해수+덱스판테놀), 엔클비액(식염수) 등이 있다.

끝으로 알러골(한화제약)크림으로 알레르기원인물질 차단크림이 있다. 알러골크림은 100% 백색파라핀으로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털 등이 비강으로 침투하는 것을 차단해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준다. 3~5시간 지속효과가 있어 알레르기인자로 인한 비염증상이 심할 때 사용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약제제

한약제제는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할 수 있고 잘 맞춰 사용할 경우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시켜 준다는 장점이 있다. 많은 양의 맑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가 심하다면 소청룡탕을, 콧물양은 많지 않지만 코 안이 불편하고 축농증 같은 염증이 심하다면 갈근탕가천궁신이를, 코점막이 마르고 염증이 심하며 누런 콧물, 코막힘이 있다면 형개연교탕을, 누런 콧물과 비강 안에 농이 형성된 경우라면 배농산급탕을 사용할 수 있다.

환자: 정말 다양한 제제가 있군요?

약사: 일반의약품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해도 가까운 시일 안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약간 졸릴 수 있기 때문에 운전 등 정밀한 조작을 할 때는 주의해야합니다. 비염약 복용 후 입이 마르거나 갈증이 날 수 있으니 따뜻한 물을 자주 드시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거나 소변보는 것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카페인 섭취는 되도록 자제해야합니다. 비염약은 다른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약을 드실 때는 반드시 지금 먹는 약을 미리 말해야 중복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과로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충분한 수분, 영양섭취를 하세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 것, 기름진 것, 자극적인 것을 피하고 음주와 흡연은 절대 안 됩니다.

이처럼 약국에는 알레르기비염증상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제가 있어 증상에 맞는 제제를 잘 선택하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은 분명히 부작용을 피할 수 없어 반드시 약사와 상의해 결정해야한다. 또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병원에서 이뤄져야한다.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경감됐어도 가까운 시일 내에 의사에게 꼭 진료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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