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소금’은 정말 건강한 소금일까?
‘저염소금’은 정말 건강한 소금일까?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2.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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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인간에게 꼭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바로 나트륨 때문이다. 나트륨과잉섭취는 고혈압, 부종, 심혈관질환 등의 유발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함량을 높였다는 저염소금이다. 하지만 저염소금은 말처럼 그렇게 건강한 소금이 아니다.

소금은 나트륨(natrium; Na)과 염소(chlorine; Cl)가 결합한 염화나트륨(NaCl)이 주성분이다. 나트륨을 영어권 밖의 국가에서는 소듐(sodium)이라고 한다. 따라서 외국여행 중 식품성분표시 라벨로 ‘Natrium’을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는 ‘Sodium’을 찾아야한다. 소금은 일반적으로 ‘salt(솔트)’라고 하지만 ‘sodium chloride(소듐 클로라이드)’라고 한다. salt는 소금, sodium chloride는 염화나트륨이라는 정도의 의미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일반적으로 ‘소금=나트륨=짠맛’으로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짠맛을 줄이면 나트륨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착오가 있다. 소금이 짠맛을 내는 이유는 나트륨이 아니라 염소 때문이다.

염소화합물은 대부분 짠 맛을 낸다. 대표적인 소금성분인 염화나트륨, 염화칼륨, 염화칼슘, 염화암모늄, 염화칼슘, 염화마그네슘 등도 약간 쓰면서 짠맛이 난다. 그렇다면 소금 대신 짠맛을 내는 염소화합물로 소금을 대치하는 것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닌 것 같다’.

현재 시중에는 저염소금이라고 해서 염화나트륨을 줄인 대신 일정비율로 염화칼륨이 첨가된 소금도 나왔다. 일명 ‘저나트륨소금’이다. 얼핏 보기에는 나트륨함량이 적고 칼륨이 나트륨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매우 건강한 소금이 될 것 같지만 자칫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칼륨은 콩팥기능이 정상인 경우 소변을 통해 잉여량이 모두 배출되지만 콩팥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고칼륨혈증으로 인해 호흡곤란이나 심장마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콩팥기능이 정상이라도 고용량의 칼륨은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염화칼륨은 사형수나 안락사에게 주사되기도 한다. 과거 전쟁이나 민란, 흉년 등으로 산에 숨어 살던 사람들이 초근목피만 먹다가 돌연사한 경우는 모두 칼륨과잉섭취로 인한 심장마비의 결과다.

물론 적절한 비율을 통해 만들어진 저염소금은 그다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콩팥기능에 문제가 생긴 환자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저나트륨소금이 마치 소금의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인양, 또 대단한 발명품인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저나트륨소금을 먹으면서 동시에 채소도 많이 먹는다면 아마도 나트륨결핍이나 칼륨과잉에 대한 새로운 부작용이 대두될 것으로 생각된다.

소금을 소금 자체로 먹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몸에 필수적인 전해질성분인 ‘나트륨’과 ‘염소’를 섭취하기 위해서다. 혀가 짠맛을 느끼는 것은 생명의 필수성분을 찾기 위한 것이다. 칼륨 역시 많아서도 안 되지만 필수 전해질성분 중 하나다. 전해질농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생명활동도 유지할 수 없다. 인류는 소금을 통해 나트륨과 염소를 섭취해 왔고 식물성 식재료를 통해 칼륨을 섭취했다.

소금의 유해성이 걱정된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바로 자연소금인 천일염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다. 과잉섭취되는 나트륨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위적인 저염소금을 먹기보다는 칼륨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저염소금은 자연소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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