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복제약 Yes! ‘제네릭의약품’ 바로알기
? NO…복제약 Yes! ‘제네릭의약품’ 바로알기
  • 류지연 기자
  • 승인 2013.03.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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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그라’와 ‘팔팔정 50mg’. 이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성분도 같고 제조법·효능효과도 동등한데 약품이름과 제조회사명만 다르다. 업계에서는 전문용어를 써 전자는 ‘오리지널의약품’(이하 오리지널)으로 후자는 ‘제네릭의약품’(이하 제네릭)으로 칭한다. 

팔팔정 뿐 아니라 식약청에서 허가한 비아그라제네릭은 현재 누리그라정, 이디포스정, 해피그라정 등 70여개 제품에 이른다.

하지만 비아그라와 달리 비아그라 제네릭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은 비아그라 뿐 아니라 흔히 제네릭을 짝퉁약과 가짜약으로 오해하곤 한다. 제네릭은 정말 약효가 없는 짝퉁약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네릭은 짝퉁약·가짜약이 아니다.


 
 
 

▲특허 만료된 제품 동일한 분자구조로 생산
효능·효과 동등함 입증 불구 일반인들 ‘가짜약’으로 오해
해외제품 오리지널 고집땐 외화 유출로 이어지는 폐해


△제네릭 효능·효과, 오리지널과 동등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됐거나 특허보호를 받지 않는 국가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동일한 분자구조로 생산한 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의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효능·효과가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받은 의약품이다.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은 제네릭의 효능·효과와 안전성이 인체 내에서 기존의 오리지널과 같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시험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약청이 미국 FDA뿐 아니라 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심사기준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비교농축시험, 생체시험(시험약과 대조약의 차의 범위가 0.8~1.25기준에 적합), GMP(제조 및 품질관리시스템) 등을 평가한 후 적합판정을 내리고 있다.

식약청 약효동등성과 서경원 과장은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약성분이 체내에서 작용하는 부위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정도에 차이가 없다는 뜻”이라며 “제네릭과 오리지널 간 두 개의 값, 즉 체내 흡수된 혈중약물의 양(AUC), 약물투여 후 최고혈중농도(Cmax)를 비교해 차이가 없는 오차범위에 들면 같다”고 설명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소속 김재환 임상시험생산센터장은 “우리나라 의약품의 제조와 품질관리수준은 적격성 평가와 시설, 장비, 인력, 연간품질평가 등 선진 GMP에 따라 제조된다”며 “제네릭은 제조뿐 아니라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 전반을 관리하는 GMP를 통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허가 받은 제네릭이 국민들에게 자주 사용되면 국내 제약업체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선진국이 독점했던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되면 국내 제약업체가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는데 이때 제약업체가 국내 의약품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면서 자체 의약품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고집 의료계 설득 필요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간 다국적제약사가 만든 오리지널을 사용할 경우 외화유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네릭을 사용하면 제약회사가 신약을 만드는 등 R&D투자로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도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하면 우리 국민이 의약품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외국약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약으로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네릭은 국가에서 승인한 것인 만큼 일반국민들에게 소위 짝퉁이라는 이미지가 개선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의 시각은 달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화학식이 같다고 해서 우리 몸에 똑같이 반응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제조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갈 수도 있고 입자의 크기, 조성까지 증명해서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성분의 옥석을 가리기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병원 의사들은 수십 년간 검증된 오리지널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약이 어떻게 몸에서 녹고 반응한다는 생동성시험은 환자를 상대로 임상시험을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제네릭과 오리지널을 같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네릭이 오리지널보다 효과가 좋을 리 없다는 시각이 아직까지 의사들 사이에는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제약사와 의사 간 제네릭에 대한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과 관련, 식약청 약효동등성과 서경원 과장은 “의사와 언론, 소비자가 함께 제네릭의약품이 안전하게 만들어지는 현장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올바른 정보 알리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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