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환자·보호자·의사가 한 팀처럼 긴밀히 협조해야 치료효과 높아”
실력이 짱짱한 전문가들이 모인 팀을 가리켜 소위 ‘드림팀’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다른 형태의 드림팀이 구성되기도 한다. 바로 환자, 보호자, 의료진으로 구성된 팀을 말한다. 실력 있는 의사를 중심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환상의 드림팀이 될 수 있다.
윤지영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를 믿는 의사다. 그의 주된 진료분야인 파킨슨병 역시 “환자, 보호자, 의료진이 한 팀을 이뤄 함께 이겨나가야하는 병”이라고 소개했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으로 손떨림이나 근육강직, 몸이 느려지는 운동증상 외에도 통증, 우울감, 수면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팀의 리더인 의사가 팀원, 즉 환자와 보호자에게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교수는 “운동증상은 환자의 걸음걸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비운동증상은 의사가 아주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증상”이라며 “진료 시 환자의 비운동증상 여부도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킨슨병의 증상이 워낙 다양해 확인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따라서 윤 교수는 환자의 나이, 주변환경 등을 고려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활용한다.
특히 보호자의 얘기만으로는 환자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평소 떨림모양을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보호자에게 직접 흉내 내도록 한다고. 비운동증상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미리 설문조사를 시행해 답변을 토대로 환자상태를 파악한다.
마음을 보듬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파킨슨병은 무엇보다 보호자의 고충이 큰 만큼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공감을 표하고 지역사회와 정부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의료서비스까지 안내해 보호자의 짐을 최대한 덜어주고자 한다.
윤 교수가 생각하는 좋은 의사, 즉 리더로서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환자와 보호자가 원하는 답만 제공하기보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정보까지 정확히 줌으로써 합리적인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은 기본이다.
“파킨슨병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있어 모두 부담이 큰 병이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개선의 여지가 많은 병입니다. 가족과 의사가 한 팀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처방내용을 잘 따르며 즐겁게 생활하세요. 다음번에는 ‘우리 팀’과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윤 교수가 자신의 팀원들인 보호자와 환자에게 전한 당부의 메시지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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