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 캠페인](2) 대장암 - 자각증세 느꼈다면 이미 암은 진행 중
[암 극복 캠페인](2) 대장암 - 자각증세 느꼈다면 이미 암은 진행 중
  •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 승인 2013.04.23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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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높은 증가율이 보이는 암은 단연 ‘대장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 2010년 통계에 따르면 폐암, 간암을 제치고 갑상선암, 위암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고려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동물성지방이나 단백질 등을 과다섭취하다 보니 대장암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굳이 들자면 혈변을 보거나 복통, 설사, 변비 등을 반복하는 등 배변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대장암의 자각증세 중 하나는 ‘빈혈’인데 이는 대장에 발생한 암 중심에 궤양이 생겨 만성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자각증상이 나타났다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물성지방 등 식습관이 주요원인

대장암의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환경적 요인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변비’다. 발암물질 증가는 고지방식, 굽거나 훈제된 고기 섭취, 섬유소섭취 부족 등과 관련이 깊은데 증가된 발암물질이 곧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경우 문제가 없지만 장내에 오랫동안 머물면 대장점막이 발암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진다. 변비가 문제가 되는 이유다. 변비는 식이섬유섭취 부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바쁜 일과로 인해 배변욕구를 반복적으로 억제한 결과 배변반사가 소실되는 경우도 잦다. 

 
고려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가 직장암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수술(복강경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증상은 암이 생긴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우측대장의 경우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나고 배에 혹이 만져진다든지 체중감소, 빈혈증상, 우하복부통증 등이 나타난다. 반면 좌측대장은 비교적 일찍 장이 좁아지고 변이 고형인 탓에 배에 가스가 차고 아프기도 하며 변이 가늘거나 잘 안 나오고 항문으로 피가 보인다. 항문 바로 안쪽인 직장에 암이 생기면 변이 자꾸 마렵지만 잘 안 나오거나 가늘게 나오고 붉은 피가 나오는 등 비교적 일찍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장내시경검사로 확인…조기발견 시 거의 100% 완치

대장암은 초기자각증상이 거의 없지만 조기발견하면 100% 가까이 완치된다. 대표적인 대장암검사로는 잠혈검사와 수지검사, 대장에 조영제와 공기를 넣은 후 엑스레이를 이용해 대장의 모습을 확인하는 대장조영술검사가 있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대장암검사에 있어 가장 유용하고 필수적인 검사로 내시경을 통해 직접 병소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해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

△항문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화

대장·직장암 수술에 있어 환자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부분이 항문보존 여부다. 항문을 제거할 경우 평생 인공장루를 통해 배설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바깥항문입구 5cm 이내에 생기는 하부직장암의 경우 항문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대병원에서는 암이 3cm 이내에 생길 경우에만 항문을 제거하며 최근에는 이조차도도 보존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대장항문외과 김진 교수는 “항문보존이 어려워 암 환자가 대장암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대장암 수술에 있어 항문보존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최대한 항문을 보존하면서 암을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수술 후 재발방지 위한 정기검사 필수

보통 고령자는 만성질환이나 면역력 약화, 합병증 등을 이유로 젊은 사람보다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가 수술 받은 고령자 303명을 대상으로 약 1년6개월 간 조사한 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후 3년 동안은 3~4개월에 한번 병원에서 흉부X선검사, 간 CT촬영, 초음파검사, 종양표지자 등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야채를 많이 먹는 등 섬유소를 섭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섬유소는 그 자체로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며 변비를 예방함으로써 대장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줄여준다. 반대로 지방질이 많은 육류와 설탕 등 순수한 당류섭취는 줄여야한다.<표 참조>

무엇보다 대장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40세 이상의 경우 매년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5~10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는 “대장암은 조기검진의 효과가 여러 연구결과들에 의해 이미 입증돼 있다”며 “대장암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검진으로 암의 전단계인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김선한 교수 고려대병원 대장항문외과]

“첨단 로봇수술로 생존율 높이고 삶의 질까지 높인다”

고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국내 대장·직장암수술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개복수술이 보편적이던 시절, 미국에서 복강경수술을 배워 지금까지 복강경으로만 2000여명 이상의 암환자를 집도했으며 2007년부터는 로봇수술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김 교수는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수술용 로봇 다빈치 제작사에서 직장암 로봇수술방법으로 김 교수의 수술법을 영상으로 찍어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또 2008년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으로 로봇시술을 원격 생중계하며 로봇 본고장의 외과의사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제학회나 해외병원 초청으로 수술시연만도 20여회 실시했다. 로봇수술은 전립선, 대장·직장 등 작고 좁아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의 암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이다.

로봇수술은 사람의 손동작에 비해 100분의 1까지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고 수술이 3차원 영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사람이 수술기구를 조작하는 것보다 떨림이 적어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복강경수술에 비해 수술결과도 3배 이상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통증이 현저히 적으며 회복기간도 짧아 환자만족도가 매우 높다.

김 교수는 특히 최대한 항문을 보존하고 고령자의 빠른 회복을 위한 조기회복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조기회복프로그램이란 수술전후 환자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해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대장·직장암 수술환자에게는 ▲수술 전 환자교육 ▲장청소제 복용 생략 ▲최소금식 ▲효과적 마취와 수술 후 통증조절 ▲조기음식섭취 ▲조기보행 등을 실시한다. 대장·직장암 환자는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고령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정상생활로 돌아가는 기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대장·직장암은 과거에 비해 치료방법이 많이 발전해 1기에는 95% 이상, 3기에도 80% 가까이 생존할 만큼 완치율이 높은데도 항문을 제거한다고 하면 수술을 거부하는 환자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단순히 생존율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고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의료진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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