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가 되면 국민 모두가 C형간염검진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해야 합니다.”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고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남은 9개월여의 임기 동안 C형간염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B형과 C형간염은 간경화나 간암 등 만성간질환의 주요원인(70%)이다.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은 백신예방접종노력의 결과로 3%에 불과하고 19세 미만은 0.1%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균자가 늘고 있는 C형간염은 보균자발견이 쉽지 않아 감염을 막지 못하고 있다. 40세부터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실제로 진료권 내에 들어온 환자는 30% 정도다.
이 때문에 변관수 이사장은 C형간염을 국가검진에 포함시켜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정부가 고위험군만 선별검사하겠다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이미 미국은 실효성이 없다며 베이비부머세대를 전부 조사하고 일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C형간염치료예산에 부담을 느끼는데 사실상 B형과 C형간염의 치료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B형간염은 약값이 한 달에 30만원 안팎이지만 10~20년간 치료비가 들고 C형간염은 비싼 약은 700만원, 싼 약은 200만~300만원이지만 석 달만 치료하면 완치되기 때문에 800만~2100만원 정도 됩니다.”
오히려 C형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아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되면 치료비가 훨씬 더 든다는 것이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변관수 이사장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간염관리를 위해 정부조직강화를 역설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년 전부터 간염부서만 전담하는 인력이 70명에 달하며 역학조사관을 두는 등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우리는 간염전담부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B형·C형간염과 함께 만성간질환의 원인인 알코올성·비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수십년간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선진국에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비알코올성 간질환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과 함께 크게 늘고 있습니다.”
간학회는 2000년부터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지정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지정하면서 국민의 간 건강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켰다.
또 그는 “통일에 대비해 지금부터 의료분야도 준비해야한다”며 취임하면서 B형간염유병률이 10%에 달하는 북한과 학술교류를 하려고 했지만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이를 이루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변관수 이사장은 올바른 음주습관,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 건강기능식품 바로알고 먹기, 40세 이상 C형간염 검진받기 등 4가지를 꼭 지켜야한다고 당부했다.
<헬스경향 이의갑 의학·식품전문기자 medigab@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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