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① 황소와 개구리
[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① 황소와 개구리
  •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desk@k-health.com)
  • 승인 2017.03.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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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몸집 불리기 경쟁보다 ‘황소 등에 타기’ 전략을

‘황소와 개구리’는 황소를 본적 없는 어미개구리가 배를 부풀리며 황소와 비교하다가 결국 배가 터졌다는 이솝우화다. 국내에서 중국에 대한 강의요청이 있을 때 우리와 중국을 비교하면서 간혹 드는 사례 중 하나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사대주의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중국을 많이 아는 것 같아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우리의 잣대로 중국을 봐선 안 된다. 중국을 심지어 만만한 약소국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다.

한국과 중국을 객관적인 수치로 비교해 보자. 13억8000만명. 중국인구는 우리보다 30여배 많다. 수도 베이징인구만도 서울의 2.2배에 면적은 27배다. 2016년 신생아는 한국 40만명, 중국 1780만명으로 44배 많았다. 게다가 우리는 전년대비 7% 줄었고 중국은 8% 늘었다. 대학입학시험 응시생은 우리가 68만명, 중국이 940만명으로 중국은 시험을 3일간 치른다.

경제부문을 보자. 우리가 앞선 것이 하나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다. 중국은 대략 8000달러, 우리가 2만7000달러 정도이니 우리가 3.4배 높다. 하지만 국민총생산, 즉 경제규모는 11조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G2국가다. 우리나라는 1/8인 1조4000억달러다. 시가총액 세계 500대 기업은 중국의 경우 2005년 0개에서 2015년 37개로 늘어난 반면 우리는 같은 기간 9개에서 4개로 줄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매년 우리 경제규모만큼 내수시장이 확대됐으며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중국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에겐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이 있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주창하며 첫 방문한 나라가 일본이었다. 해외자본과 기술을 가져오기 위해 철천지원수로 생각했던 일본을 찾은 것이다. 당시만 해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이 핫이슈였지만 덩샤오핑은 “지금은 덮어두고 경제협력을 할 때”라며 단칼에 선을 그었다. 이것이 중국인의 실사구시정신이다. 요즘 사드 같은 정치문제로 인해 양국의 경제교류가 타격을 받는 것에 대해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아직도 우리가 중국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산업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헬스케어분야, 즉 전문병원, 제약, 의료기, 양로, 의료미용 등의 분야는 아직도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의료기술을 얕잡아봐선 안 된다. 베이징, 상하이의 톱클래스 병원들은 미국, 유럽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이를 극소수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로 인해 우리 의료를 받아들이는 것뿐이다.

자만해선 안 된다. 인구와 면적, 경제규모로 봐도 중국이 황소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몸집을 불려 황소와 경쟁할 것이 아니라 황소에 등에 타고 가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이기도 하다.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정리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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