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아 원장의 건강톡]‘짠맛중독’ 극복하는 알짜비법
[고정아 원장의 건강톡]‘짠맛중독’ 극복하는 알짜비법
  • 헬스경향 고정아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 승인 2017.03.23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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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탄수화물중독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난 짠 것 중독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식사 후 단 것을 찾는 것처럼 짠맛이 나는 과자나 음식을 찾는 빈도가 예상외로 많다.

필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병원에 온 사람들에게 얼마나 짠맛을 갈구하는지 확인한다. 짠맛이 강한 음식 대부분은 지방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아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또 짠 음식을 먹은 후에는 입가심을 위해 단 음식을 찾는 빈도가 높아지며 과식하게 된다. 특히 과자나 배달음식 등 짠맛에 이미 길들여진 우리는 피곤할 때조차 단 음식보다 짠 음식을 찾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특정음식을 먹으면 잠시마나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어 같은 행위가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특정음식을 갈구하는 것은 뇌와 장기의 기능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짠맛중독이 마약중독과 비슷한 경로를 따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실험은 쥐의 뇌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체내염분축적과 관련 있는 부신피질의 스트레스호르몬인 ACTH를 투여하거나 거두면서 쥐에게 염분을 주거나 뺐다. 그 결과 쥐에게서 염분을 빼자마자 즉시 염분에 대한 갈구가 시작됐고 소금물을 찾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부신은 염분을 축적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부신에서 나오는 알도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콩팥에 작용해 혈액 내의 염분을 잡아주면서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게 해준다. 따라서 부신의 기능이 떨어지면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체내의 염분과 칼륨균형이 깨지고 염분과 함께 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때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되거나 근육이 약화되기도 한다.

짠맛에 대한 중독이나 갈구는 심리적, 생리적, 내분비적인 상황이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지만 장기기능이 저하돼서라기보다는 스트레스반응, 심리적 요인, 특정음식 섭취함로 기쁨을 충족시키는 반복된 행위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습관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먼저 짠 음식을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정도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조건 참는 경우 잘 조절하다가도 스트레스상황에 무너져 폭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활동량이 많은 오전에 한 조각 또는 주말에 한 개 정도 섭취할 것을 조언한다. 또 짠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되도록 아침이나 점심메뉴에 짠 음식을 포함하게 하고 늦은 저녁시간의 외식이나 배달음식은 피하게 한다.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한 경우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선 한 달 동안 재료자체의 맛을 살린 반찬이나 메뉴를 고르게 한다. 방울토마토, 오이, 당근 등 수분이 많은 재료를 간식으로 권하는데 처음엔 맛이 없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재료자체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   

또 물을 자주 마시게 한다. 목이 마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배가 고프다고 생각하거나 특정음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 경우 물을 자주 섭취하게 해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하지 않게 돕는다.

영양소가 풍부하면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은 값이 비싸고 장을 보러 마트에 가야하는 등 접근성이 낮다. 반면 짜거나 단 음식은 사무실이나 집 밖을 나서면 바로 구할 수 있고 심지어 가격도 비싸지 않다.

매일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듯이 습관이 돼버린 음식섭취패턴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위의 세 가지를 실행해보면 이후부터는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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