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의 건강돌직구] ‘회전근개파열’ ⑧수술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김영범의 건강돌직구] ‘회전근개파열’ ⑧수술해야하나, 말아야하나?
  • 헬스경향 김영범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진료부원장
  • 승인 2017.03.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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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까지만 해도 어깨는 수술 전보다 수술 후의 결과가 오히려 좋지 않아 잘 수술하지 않는 관절이었다. 의학의 지속적인 발달로 어깨수술재료와 기법이 많이 발전했고 수술효과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어깨관절은 다른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좋지 못한 것 같다.

어깨힘줄파열치료의 최후단계인 수술을 결정하는 데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비수술적인 여러 치료를 충분히 시행했는지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없는 것인지 ▲수술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수술 후 어깨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어느 정도인지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야한다. 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나이, 외상유무, 전신상태, 파열크기, 형태 및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

김영범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진료부원장(兼재활연구센터장)

치료비가 많이 들고 고생스럽더라도 수술 전보다 통증을 비롯한 신체기능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이 있다면 당연히 수술이 정답이겠지만 무조건 수술할 경우 돈만 쓰고 병도 못 고치는 최악의 상황도 올 수 있어 수술은 여러 가지 요소를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

어깨힘줄파열은 노인에게서 흔히 보이는 소견이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통증이 없어도 어깨힘줄부분파열이 60대는 대략 10명 중 6명, 70대는 10명 중 7명, 80대는 10명 중 8명에서 나타난다.

파열이 있어도 이를 알지 못하고 일상생활에도 별 불편함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노인의 어깨힘줄파열은 고연령일수록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재활운동, 약물치료, 주사치료로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통증만 조절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으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

활동적인 젊은 사람에게 어깨힘줄파열이 발생한 경우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크기가 크지 않은 부분파열인 경우에는 일단 재활운동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단 3~6개월 이상 여러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층파열이 있어도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를 잘 받으면 10명 중 6~7명은 통증과 어깨기능이 많이 회복된다.

2008년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젊고 활동적인 사람이 외상으로 인해 어깨힘줄파열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인 수술을 권고한다. 앞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해야할 뿐 아니라 젊은 사람의 힘줄은 건강하기 때문에 이어 붙였을 때 수술결과가 좋아서다.

하지만 활동적인 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작은 부분파열은 먼저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크기가 큰 부분파열이나 전층파열이 있을 경우에는 3주 이내에 힘줄봉합수술을 하는 것이 수술 후 기능회복과 통증완화에 더 좋다.

수술시기가 너무 지체되면 파열부위의 크기가 더 커지고 힘줄과 근육이 찢어진 자리는 지방조직으로 채워지는데 한 번 지방으로 변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어깨힘줄파열에 있어 수술이 명확히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애매모호해 환자 본인의 판단이 매우 중요할 때가 많다. 수술이냐 아니냐의 기로에서 한 가지 치료법을 단번에 선택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면 선택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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