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목이 불편하고 목소리가 갈라지면 갑상선암일까?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목이 불편하고 목소리가 갈라지면 갑상선암일까?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03.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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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여성이 “목이 붓고 목소리도 안 좋고 목에 뭔가 있는 것 같아요” 하면서 ‘갑상선암검사’를 하고 싶다고 필자를 찾았다.

갑상선암검사와 수술을 많이 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비인후과 의사이다 보니 흔한 이비인후과질환 중 하나인 인후두역류질환이 먼저 떠올랐다. 후두내시경부터 시작해 갑상선초음파검사까지 차근차근 진찰하면서 갑상선암에 대해 설명했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의원 원장

갑상선은 목 가운데 아래쪽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담당하고 있으며 체온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게 해준다.

갑상선에 생기는 병은 크게 기능이상과 비정상적인 덩어리(혹, 종괴)의 두 가지다. 기능이상은 갑상선호르몬이 비정상으로 분비돼 생기는 것으로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 반대인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나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더위를 참지 못하며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피로, 불안감, 초조함, 안구돌출, 근력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추위를 많이 타거나 체중증가, 만성피로, 식욕부진, 변비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단순한 ‘증상’만으로는 갑상선기능이상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다. 다행히 갑상선기능이상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혹(종괴)은 특별히 ‘갑상선결절’이라고 부른다. 갑상선결절은 여성에서 더 흔하고 나이 들면서 점점 많이 생긴다. 갑상선결절 중 갑상선암은 약 5%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초음파검사로 확인한다. 갑상선암검진은 혈액검사가 아니라 초음파검사로 한다. 갑상선암은 갑상선기능이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갑상선이 목에 있다 보니 목의 불편을 갑상선암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으며 초기라면 더욱 그렇다. 갑상선은 목소리를 내는 후두와 가까이 있으며 숨길을 감싸고 있다. 목소리를 조절하는 성대신경이 갑상선 바로 안쪽으로 지나가는데 갑상선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하면 성대마비가 생겨 목소리가 나빠진다.

갑상선암은 매우 드물게 숨길을 침범하기도 하는데 숨길은 여유가 많아 절반 정도 막히기 전에는 숨차는 증상이 별로 없다. 목에 만져지는 혹을 발견하고 병원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 받는 경우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목이 불편하고 목소리가 나쁜 것은 대부분 후두나 인두, 또는 식도문제다. 후두내시경으로 진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갑상선암은 초기증상이 없다. 성대마비와 같은 갑상선암증상이 생기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이때 검사와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결과는 물론 치료 후 삶의 질도 나쁘다. 따라서 갑상선암은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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