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대왕카스텔라 속 식용유, 정말 문제일까?
[한동하의 웰빙의 역설] 대왕카스텔라 속 식용유, 정말 문제일까?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3.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만에서 넘어온 대왕카스텔라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모 방송에서 대왕카스텔라를 만드는 과정을 방송한 후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한다고 한다. 여러 가지 지적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과량의 식용유 때문이었다. 식용유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왜 문제 됐을까.

방송을 보니 일반카스텔라에는 지방성분이 100g당 2.6g인 데 반해 총 7곳의 대왕카스텔라에는 9.72~17.87g이나 들어있다고 했다. 포화지방산의 경우 일반카스텔라는 100g당 1g인 반면 대왕카스텔라는 2.09~4.48g이 포함됐다. 또 트랜스지방은 일반카스텔라는 ‘0’, 대왕카스텔라는 0.02~0.09g이었다.

성분검사결과표에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방송에서는 단순하게 ‘지방’이라고 표기하면서 일반카스텔라에 비해 대왕카스텔라가 엄청난 양의 지방덩어리인 것처럼 표현하면서 ‘충격적’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하지만 표기된 지방성분은 식물성으로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다. 누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 의문이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우리가 먹는 식품에는 다양한 기름과 지방이 사용된다. 이를 통틀어 유지류(油脂類)라고 한다. 유(油)는 보통 식물성기름으로 상온에서 액체상태를 유지하고 지(脂)는 주로 동물성지방으로 상온에서 고체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유지류는 빵을 만들 때 맛이나 응고, 팽창을 위해 사용되며 버터, 마가린, 쇼트닝, 라드, 식용유 등이 있다.

방송에서는 일반카스텔라에는 버터가 들어가는데 대왕카스텔라에는 ‘식용유’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버터는 동물성이면서 상대적으로 포화지방산함량이 높다. 식용유는 식물성이면서 불포화지방산함량이 높다.

단순히 따져 본다면 동물성 포화지방산인 버터 대신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용유를 사용한 대왕카스텔라는 전혀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현재 많은 식품전문가들이 대왕카스텔라의 구원투수가 된 듯하다. 하지만 본질은 식용유의 사용유무가 아니라 어떤 식용유를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대만이나 국내 일부업체에서는 카놀라유를 사용했고 국내의 많은 곳에서 콩기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두 기름은 발연점이 높아 열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튀김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섭취 측면에서는 효용성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식습관은 오메가6지방산 섭취비율이 높고 오메가3지방산의 비율이 낮아 염증성질환이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메가6지방산 섭취비율은 줄이고 오메가3지방산 섭취비율은 높여야한다. 오메가6와 오메가3지방산의 최적비율은 약 4:1 정도다.

카놀라유를 보면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각각 19%와 9%로 약 2:1 정도다. 오메가6지방산 비율이 높은 기름과 함께 카놀라유를 섭취한다면 건강에 최적의 비율을 유지하는 셈이다. 반면 콩기름은 대부분 오메가6지방산으로 오메가3지방산을 적극 섭취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포화지방산함량이 높은 버터보다는 낫다.

또 다른 문제는 시중에 유통되는 카놀라유나 콩기름이 대부분 GM작물(GMO)을 통해 얻어졌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GM작물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만일 GM작물의 문제였다면 대왕카스텔라가 공격대상일 수 없다.

대왕카스텔라가 아주 건강한 식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서 퇴출돼야 할 만큼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방송은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고 사회구성원들은 보다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더욱 건강한 대왕카스텔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