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주의해야할 심장질환 ‘비대성심근증’
고양이가 주의해야할 심장질환 ‘비대성심근증’
  • 서상혁 VIP동물의료센터 원장/정리=장인선 기자
  • 승인 2017.03.2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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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성심근증은 고양이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심장질환 중 하나다. 심장벽이 두꺼워지는 병으로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품종에서는 유전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메인쿤, 래그돌과 같은 품종에서 유전자돌연변이가 확인됐고 페르시안, 아메리칸 숏헤어, 브리티쉬 숏헤어 품종에서도 발병위험이 높다. 노르웨이숲, 스코티쉬 폴드, 코숏으로 알려진 길고양이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서상혁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사람에서의 비대성심근증은 현재까지 수십 가지의 유전자결함이 밝혀졌지만 고양이의 경우 메인쿤과 레그돌에서만 정확한 유전자변이를 알 수 있고 다른 품종에서는 어떤 유전자변이에 의한 것인지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비대성심근증은 6개월령에서부터 16살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비대성심근증에 걸린 고양이는 호흡이 약하거나 식욕부진, 활동성감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중등도이상의 심부전증상을 보이는 고양이의 경우 폐부종, 흉수 등에 의해 호흡이상을 보인다.

심장병에 걸린 개는 기침을 주로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 기침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만일 혈전증(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져 생긴 덩어리인 혈전으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이 발생하면 편측성 또는 양측성 마비가 나타나 다리를 잘 쓰지 못하고 사지의 체온이 저하된다.

심장초음파검사는 비대성심근증을 진단하는 가장 유용하고 정확한 방법이다. 최근에는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초기의 경우 심장초음파검사 대신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별하기도 한다.

비대성심근증에 의해 심장근육이 손상되면 방출되는 물질인 NT-proBNP 농도검사를 통해 심장병이 진행되고 있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선 동물병원에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게 됐다.

비대성심근증 진단시점으로부터 평균생존기간은 약 5년 정도로 알려졌다. 비대성심근증이지만 증상이 없는 고양이의 5년 생존율은 약 80% 정도로 보고됐으며 가벼운 증상이 발현된 고양이의 평균생존기간은 2.7년이었다.

안타깝게도 비대성심근증의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근본치료법에 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비대성심근증에 걸린 164마리 고양이 중 갑자기 사망한 경우가 17마리로 무려 10%에 육박했다. 치료해 볼 시간조차 없이 죽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발견을 통해 꾸준히 치료 관리한다면 충분히 삶의 질을 높이고 오랜 시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필자가 심장병을 위주로 진료하는 수의사라 그런지는 몰라도 최근 비대성심근증이 많이 증가했다는 생각이다. 심장초음파나 혈액검사로 진단이 쉬워졌고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간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고양이 건강검진 시 비대성심근증에 대한 검사도 꼭 받기 바란다. 조기발견해 꾸준히 치료·관리하면 고양이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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