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시력은 얼마나 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시력은 얼마나 될까?
  • 헬스경향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04.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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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반려동물의 시력은 얼마나 될까? 멀리서 움직이는 것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보다 더 눈이 좋은가?’

한없이 빠져들 것만 같은 반려동물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을 한 번은 해봤을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반려동물의 시력에 대해 알아보자.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우리가 안과에서 측정하는 시력검사만으로 본다면 동물은 시력이 좋지 않다. 하지만 동물에 따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무조건 사람의 눈보다 ‘열등하다’고 평가할 일은 아니다.

넓은 개념에서 보면 대부분의 동물은 사람보다 시야가 훨씬 넓고 어둠 속에서 더 잘 볼 수 있다. 후각이나 청각도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감각(시각, 청각, 후각 등) 면에서는 동물이 사람보다 오히려 ‘월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력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본다’라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뇌로 보는 것’이다. 우리가 카메라로 사진 찍을 때를 생각해 보자.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빛을 렌즈로 받아들이고 그 빛이 필름에 맺혀야한다.

눈은 카메라와 같은 역할을 한다. ‘보는’ 행위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부의 빛이 눈에 도착해 눈의 시각체계(눈물막, 각막, 방수, 수정체, 유리체)를 거쳐 카메라의 필름역할을 하는 망막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때 망막이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고 이를 뇌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즉 눈의 역할은 빛을 망막에 잘 모아 뇌에서 잘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빛 감지능력이 시력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얼마나 받아들이느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시력이 결정된다. 사람을 포함해 포유류는 전자기 스펙트럼 중 가시광선범위(380~760nm)를 보지만 새들은 자외선 스펙트럼을 볼 수 있고 몇몇 뱀은 적외선파장을 이용해 먹잇감의 체온을 감지할 수도 있다.

어두운 밤에 아이들을 보면 간혹 눈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반사판이라는 구조물이 비쳐 보이는 것이다. 반사판은 야간에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해 야간시력을 향상시킨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반사판에서의 빛 반사를 통해 사람보다 약 130배 더 많은 빛을 망막에 받아들일 수 있다. 고양이의 동공이 수직으로 보이는 것도 더 많은 빛이 눈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대상의 움직임도 시력을 말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다. 경찰견의 시각적 수행능력연구에서 가장 예민한 감지능력을 가진 개는 최고 900m 떨어져 움직이는 물체를 인지할 수 있지만 같은 물체가 정지해 있을 때는 585m 이내에서만 가능했다고 한다.

시야는 어떨까? 많이 알려져 있듯이 개와 고양이의 시야가 사람보다 더 넓다. 사람은 약 180도의 시야(양안 중첩 포함해 총 수평시야)를 갖지만 고양이는 200도, 개는 250도의 시야를 가진다. 특히 말의 경우 무려 350도의 시야를 가진다고 한다.

시력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본감각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빛이 시각체계를 거치면서 망막에 초점을 맞춰야하는데 빛이 투과되지 않는다면 시력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눈을 잘 뜨지 못하고 찡그리고 있거나 눈곱이 매우 많이 끼는 등 밖에서 봤을 때 금방 알아챌 수 있는 증상도 있지만 미세하게 변해 금방 알아챌 수 없는 증상도 있다.

또 한쪽 눈을 실명해도 다른 쪽 눈의 시력이 정상이라면 반려동물의 행동은 평소와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평소 눈을 많이 맞춰주면서 작은 변화라도 알아챌 수 있는 세심함과 주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반려동물이 평생 보호자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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