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소화불량에 효과적인 일반약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소화불량에 효과적인 일반약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4.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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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상비약으로 가장 많이 구비하고 있는 품목은 어떤 것일까?

2011년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및 5대 광역시 500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4%가 상비약을 갖추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 소화제 구비율은 82.6%로 상처 연고 다음으로 많이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2006~2011년까지 매년 5.5%씩 소화불량환자가 늘었다고 한다. 30~50대 환자가 전체의 41.5%를 차지하고 있으며 9세 이하 어린이 환자도 12.4%를 차지하고 있어 직장인과 어린이가 주로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동화약품에서 미인활명수를 발매하면서 대규모로 한 설문조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20~40대 여성 978명을 대상으로 소화불량 빈도수 등을 조사했는데 63%가 최근 6개월 내 소화불량을 경험했으며 이들 중 주 1회 이상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사람이 42%, 주 3회 이상도 14%나 돼 많은 젊은 여성들이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통계수치에서 알 수 있듯 복잡해진 현대인들의 생활은 생각보다 많은 소화불량환자를 만들고 있으며 이 추세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화불량은 음식을 섭취한 후 나타나는 소화장애를 말한다. 음식 섭취 후 소화가 안 돼 정체된 느낌, 포만감, 팽만감, 트림, 상복부 답답함, 속쓰림, 메스꺼움 등을 주로 호소한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과식이다. 위가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면 오래 정체된 음식물이 위 점막을 자극하고 위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위 점막의 염증증상도 소화불량의 주 원인이 된다.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 보호막이 없어 위산에 극도로 취약해진다. 따라서 분비된 위산과 음식물에 의해 위 점막이 자극받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쓰린 느낌, 통증 등이 수반될 수 있는데 환자는 이를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느껴 소화불량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위장운동이 조절되지 않는 것도 역시 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 위장관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되는데 자율신경은 스트레스 등 몸의 상태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항진 되면 위장관운동이 억제되면서 복통, 팽만감,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도 심장질환, 간-담도계질환, 전신성 질환, 소염진통제 장기 복용 등에 의해서도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

만일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소화불량이라 하더라도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1) 설명할 수 없는 체중 감소

2) 식욕부진

3) 조기포만감

4) 구토

5) 갈수록 심해지는 목 넘김 어려움이나 통증

6) 위장관 출혈(검은색 변이 나오거나 커피 색 구토를 하는 경우)

7) 빈혈

8) 황달

9) 복부 종괴

10) 임파선 비대(이상 근거 중심 외래 매뉴얼 발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소화불량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약국에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단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 만큼 자신의 증상을 약사에게 정확히 알려 알맞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사: 어서 오세요. 어디 불편하세요?

환자: 음식을 먹었는데 체했는지 속이 불편하네요.

약사: 소화불량인가 봐요. 불편하시겠네요. 자주 그런 증상이 있으셨나요?

환자: 자주는 아니고요. 신경 쓰면 나타나는데 명치가 답답하고 좀 쓰린 느낌도 있어요.

약사: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혹시 과식하진 않으셨나요?

환자: 어제부터 그랬어요. 음식을 많이 먹진 않았어요.

약사: 그렇군요. 그렇다면 일반의약품으로도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소화불량에 쓰는 약이라도 몸의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안내해드릴게요.

환자: 네. 알겠습니다.

■효소 소화제

소화불량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효소 소화제는 소화에 사용되는 효소를 직접 공급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에서 일차로 소화되는 것은 단백질이다. 이후 소장으로 이동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본격적으로 소화되기 시작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소화 효소가 부족하다면 음식물의 배출 속도가 느려 체한 느낌이 날 수 있고 덜 소화된 음식물에서 가스가 나와 팽만감과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소화 효소의 공급은 덜 소화된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부차적으로 위장운동을 촉진한다. 또 시메티콘을 함유하고 있어 생성된 가스를 제거해 팽만감과 복통을 완화시켜준다. 대표적인 효소 소화제로는 베아제(대웅제약), 훼스탈(한독약품)이 있다.

효소 소화제는 증상이 있을 때 1~2정 복용하면 된다. 단 과식인 아닌 소화불량의 경우에는 오히려 본래의 증상을 가리는 효과로 인해 증상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효소 소화제를 복용하는 경우 반드시 기저증상을 찾아야 한다.

소화 효소는 위산에 파괴되므로 장에서 녹도록 코팅돼 있다. 따라서 캡슐이나 정제를 갈아서 복용하면 안 된다. 또 훼스탈에 함유된 판크레아틴은 돼지에서 유래된 효소로 돼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위산분비 억제제

과도한 위산 분비로 인해 위장 점막이 자극 받는 경, 위장 점막의 손상으로 인한 상복부 팽만감이 유발될 수 있다. 평소에도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있지만 음식을 섭취하면 위산분비가 촉진돼 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일반의약품 위산분비 억제제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작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다. 성분으로 라니티딘과 시메티딘, 자니티딘으로 허가돼 있지만 약물상호작용과 부작용이 적은 라니티딘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라니티딘 성분의 일반의약품은 큐란75mg(일동제약)이나 잔탁75mg(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대표적이다. 큐란과 잔탁은 1일 2회 아침식사 직후, 취침 전에 각 1정씩 복용하는 것을 가장 권장한다. 만일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취침 전 1정만 복용해도 된다. 약을 복용하고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약물의 용량을 임의적으로 늘리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약을 복용하면 졸릴 수 있으므로 운전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두통이나 변비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위산 농도에 따라 흡수가 결정되는 철분제, 항진균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위산분비 억제제에 의해 흡수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산분비 억제제 + 제산제 복합제

위산분비 억제제와 함께 제산제가 같이 포함된 일반약도 있다. 제산제는 위산을 빠르게 중화해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완화시킨다. 라니원(일동제약), 잔트락틴(일양) 등이 대표적이다.

보통 제산제로는 알루미늄염이나 마그네슘염을 함유하고 있는데 복용 시 변비나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의 경우 오렌지 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알루미늄의 흡수가 증가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제산제(겔 형태)

겔 형태의 제산제는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성 제산제와 알긴산과 중탄산나트륨이 함유된 제제로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제제는 전자의 경우 알마겔에프(유한양행)이나 겔포스엠(보령제약)이며 후자는 개비스콘(옥시레킷벤키져)이다.

겔 형태의 제산제는 위장벽까지 신속하게 이동해 효과를 발휘하므로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킨다.

알마겔에프와 겔포스엠은 다른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식전에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지속시간이 짧아 1일 4회까지 복용한다. 겔포스엠에 함유된 시메치콘은 가스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팽만감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비스콘의 경우 알긴산이 타액과 반응해 알긴산나트륨의 점성층을 형성하는데 이 점성층이 위 내용물의 역류를 막아 식도와 식도 접합부를 보호한다. 또 함께 함유된 제산제가 위산을 중화해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1일 4회 식후, 취침 전 복용을 원칙으로 한다. 7일 이상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탄산칼슘이 포함돼 있어 약 복용 후 위산분비가 더 많아지는 산 반동,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위장운동촉진제

위장 운동능력이 떨어져서 소화불량이 있는 경우라면 위장운동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

위장관 신경에 작용해 위장운동을 촉진하고 복통을 완화시키는 트리메부틴이 대표적이다. 베부틴(영일제약)등 다양한 회사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1일 3회 100~200mg을 식전에 복용한다. 크게 부작용 없이 복용할 수 있지만 가끔 졸릴 수 있으므로 운전 등은 주의해야 한다.

돔페리돈 성분인 크리맥(일양약품), 맥시롱(동아제약)도 사용 가능하다. 위장관 신경에 작용해 위장운동을 조절하는데 소화불량이나 메스꺼움을 완화시켜준다.

돔페리돈은 성인 1일 3회 10mg 식전 복용하며 1일 30mg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 크리맥이나 맥시롱은 액제로 1회 분량이 약 13mg의 돔페리돈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1회 1병 복용하며 최대 2병까지 복용할 수 있다. 단 임부나 수유부, 12세 미만, 파킨스병을 앓고 있는 환자,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혹 약 복용 후 부정맥이 나타나거나 유즙 분비가 늘어난다면 바로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만일 항진균제, 항생제, 위장약, 심장약 등을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약사에게 알려 상호작용이 있는지 확인한 후 복용해야 한다.

■생약제제

소화불량에 사용하는 생약제제는 까스활명수(동화약품), 까스명수(삼성제약), 속청(종근당)이 대표적이며 최근 베나치오(동아제약) 등도 사랑받고 있다.

생약제제 소화제들은 계피, 고추, 진피, 창출 등 다양한 성분들로 구성돼있으며 위장운동, 소화액 분비 촉진, 말초혈관 순환 촉진 등의 효능으로 소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효소 소화제나 위장운동 조절제 등과 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정상비약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단 임산부는 복용에 주의해야한다. 또 까스활명수나 까스명수, 베나치오처럼 탄산이나 고추 등 자극성 생약이 들어 있는 제품은 위장을 자극할 수 있어 위염환자 등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까스활명수는 육두구를 포함하고 있다. 육두구에는 미리스티신이 들어 있어 환각작용이나 마비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사람은 취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속청에 함유된 용담의 경우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비위가 허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생약 소화제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한약제제

증상에 따른 한약제제의 사용은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평소 위장기능이 떨어지고 자주 체하는 느낌이 있다면 안중조기환을, 스트레스성으로 인해 소화불량이 걸렸다면 연라환을, 먹은 음식이 딱 걸려서 위장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면 소체환을, 평소 위장이 허약한 사람이 자극적인 음식이나 신경을 쓰면서 음식을 먹어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리며 답답하다면 반하사심탕을, 지속적으로 과식을 해서 복부 팽만감이 없어지지 않고 변비 경향이 있다면 소승기탕 등을 증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환자: 소화불량에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이 매우 다양하군요?

약사: 네, 그렇죠? 제가 환자분에게 가장 적합한 제제를 골라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환자가 약을 선택하고 계산을 했다)

약사: 소화불량의 경우 과로나 과식, 카페인 섭취, 흡연,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증상이 좀 호전된다 하더라도 평소 생활 속에서 늘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취침 전 음식물 섭취를 최대한 피하고 소염진통제 등 위장관을 자극할 수 있는 약물은 되도록 드시지 않도록 하세요.

환자: 네, 감사합니다.

약사: 안녕히 가세요.

약국에는 소화불량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제들이 있다. 각 증상에 맞는 제제를 잘 선택하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분명 부작용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약사와 상의해 결정해야한다. 또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병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생활요법 등을 잘 지키고 있는데도 증상완화가 더디거나 더 심해진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참고 자료

메디파나 뉴스 2011년 3월 24일 <선호 가정상비약·연령층·성별·지역 알아보니> 기사

국민건강보험 건강천사 <건강천사의 3월의 인포그래픽 – 소화불량>

라포르시안 2015년 9월 1일 <동화약품이 여성용 ‘미인활명수’ 발매한 이유…심평원 통계 보면 나온다>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대한의학서적, 2011)

비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현대의료와 한방약(동국대학교출판부,2012)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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