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경고등 ‘빈혈’…40대 여성·1세 소아 각별히 주의”
“건강 경고등 ‘빈혈’…40대 여성·1세 소아 각별히 주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4.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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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창백하고 힘이 쭉 빠지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을 때 우리가 쉽게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빈혈’이다. 단순히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질 것처럼 보이지만 빈혈은 건강이상을 알리는 또 하나의 경고등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철분·비타민B12 결핍 등으로 발생

빈혈은 말 그대로 피가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혈액이 신체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혈액 내의 적혈구. 따라서 빈혈은 적혈구 내의 혈색소(헤모글로빈)을 기준으로 진단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6~16세 사이의 청소년은 12g/dL ▲6개월에서 6세 미만의 소아는 11g/dL ▲임산부는 11g/dL 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하고 있다.

빈혈은 혈색소의 주재료인 철분이 부족하거나(철결핍성 빈혈) 혈구세포를 구성하는 DNA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B12, 엽산의 결핍으로 발생(거대적아구성 빈혈)할 수 있다.

■40대 여성·1세 소아환자 많아

국내 빈혈환자는 다른 질환 못지않게 꾸준히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결과에 따르면 국내 빈혈환자는 2010년 47만6000명에서 2015년 50만9000명으로 5년간 3만3000명 증가했다.

남녀 고루 꾸준히 증가했는데 전체적으로 여성환자가 남성에 비해 3배 많았다. 특히 2015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빈혈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은 40대 여성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는 “검진의 활성화로 빈혈에 대한 인지가 빨라졌으며 암환자 증가로 위암, 대장암의 원인인 빈혈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여성이 40대가 되면 생리량 증가와 관련된 자궁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빈혈환자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린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기준으로 9세 이하 연령대의 소아·아동환자군을 살펴본 결과 1세 소아에게서 빈혈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1세 남아 6254명, 여아 5617명).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윤봉식 교수는 “출생 후 적혈구 생성인자가 감소되면서 수명이 다한 적혈구가 제거되어도 대체되지 않아 혈색소가 감소하는데 가장 낮은 시기가 대략 생후 8~12주, 혈색소가 9~11g/dL가 될 때”라며 “이때 철분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저장된 철을 이용해 적혈구를 보충할 수 있지만 출생 체중 3배가 되는 시기가 되면 거의 소진해 만삭아에서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철분이 부족해져 체외로부터 보충해주지 않을 경우 생후 9~24개월 시기에 빈혈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숙아는 저장철이 부족해 일찍부터 철분 보충을 하지 않으면 빈혈이 더 많이 올 수 있다는 설명. 또 모유보다 분유를 많이 주거나 이유식을 늦게 시작하는 경우 철분이 부족하고 흡수율이 낮아질 수 있어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빈혈, 빨리 발견해 제때 치료해야

전문가들은 빈혈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건강에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증상이 의심될 때 빨리 치료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빈혈은 쉽게 피곤하거나 혈색이 창백하고 현기증과 두통 등의 일반적인 증상 외에도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질 수 있으며 여성들은 생리가 사라지기도 한다. 성욕감퇴와 식욕부진, 변비와 구역질 등도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는 빈혈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윤봉식 교수는 “어린 아이들의 빈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철결핍성빈혈이 심해져 식욕이 줄고 기운이 없어지면서 감염에 취약해진다”며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향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신경학적 및 지능적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인지기능 및 정신운동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빠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명희 교수 또한 “장기적으로 빈혈을 교정하지 않으면 심장이 부담이 가중돼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된다”며 빈혈이 잘 발생하는 40대 중년 여성에 주의를 당부했다.

■평소 철분 충분히 섭취, 정기검진 중요

가장 흔한 철결핍성빈혈은 철분약제를 복용하면 1~2개월 이내에 정상수치로 회복된다. 단 전문가들은 적어도 4~6개월간 복용해야 충분한 철분이 몸에 저장돼 적혈구의 생성이 원활해진다고 강조한다.

위암이나 위궤양으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수년이 지나면 체내 비타민B12의 고갈·흡수장애로 인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비타민을 경구나 근육주사로 공급함으로써 빈혈을 개선할 수 있으며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에 동반해 빈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혈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개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식습관이 중요한데 시금치, 땅콩, 아몬드, 해바라기씨, 소고기 등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한다. 또 정기검진을 통해 몸상태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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