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중국의 병원주식회사탐구(上) 증시 상장·M&A투자·O2O서비스…中 영리병원은 진화중
[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중국의 병원주식회사탐구(上) 증시 상장·M&A투자·O2O서비스…中 영리병원은 진화중
  •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대표 (desk@k-health.com)
  • 승인 2017.04.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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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주식회사라고?” 얼핏 들었다면 한번쯤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중국병원 얘기다. 중국의료를 경험한 사람들은 “의료는 중국이 자본주의고 한국이 사회주의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의사 또는 의료법인 같은 비영리법인만 병원을 세울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의사가 아니어도 영리법인을 세워 병원을 설립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 증시에 상장하는 병원이 나온 지도 꽤 오래됐다. 2009년 아이얼안과가 최초로 선전증시에 상장한 이래 퉁처치과, 허무자병원 등이 상장했다.

중국 병원주식회사의 시가총액은 보통 병원연매출의 5~10배에 달한다. 만일 매출 1조원이 넘는 아산, 서울대, 삼성, 성모, 세브란스 등 소위 빅 파이브 종합병원이 중국에서 상장한다면 각각 시총 5조에서 10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시총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최고의 제약관련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약 12조원, 코스피)와 셀트리온(약 10조원, 코스닥)에 이어 3위권에 해당된다. 국내의 전통적인 제약주 1위 한미약품(약 3조3000억원)의 시종은 이미 훌쩍 넘긴다.

2003년 후난성 창사에 1호점을 세운 아이얼안과는 2015년 한해 매출 5700억원을 넘겼다. 웬만한 종합병원 수준이다. 12년 만에 지점수도 100개를 넘겼고 2020년까지는 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5년 만에 100개의 추가지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이얼안과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직접투자 신규설립방식에서 M&A방식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시장에서 필요자금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 상장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도 시작했다. 환자는 온라인 아이얼안과 플랫폼을 통해 안과병원, 의사, 안경점, 보험회사와 연계해 예약부터 수술, 진료비수납, 의료기구매에 이르기까지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시스템을 구현했다.

아이얼의 M&A방식도 창의적이다. 벤처안과에 아이얼이 엔젤투자하고 일정규모로 성장하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공동조합원계획이라고 부른다. 먼저 안과전문가, 경영전문가, 일반투자자들이 모여 공동조합원회사를 설립한다. 안과전문가란 의사, 간호사, 기공사 등이 해당된다.

다음으로 이 회사에 아이얼이 투자해 안과병원을 설립한다. 아이얼은 브랜드와 운영매뉴얼, 공동마케팅 등 병원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면 아이얼이 회사지분을 100% 인수한다. 주주들에게는 현금 또는 아이얼안과 상장주식이 배당된다.

아이얼과 조합원의 상호 윈-윈게임이다. 이 계획의 배경, 목적, 시행방안, 조합원인증, 투자 및 지분양도방식 등 아이얼안과가 갖고 있는 세부계획을 들어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들 조직의 유연성과 창의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정리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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