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나 머리 아파 먹는 약이나···
진통제나 머리 아파 먹는 약이나···
  • 정일영 대전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04.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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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을 많이 오해하는 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진통제에 관한 것이다. 진통제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복용하면서도 많이 오해하는 약이다.

환자: 머리가 아파 그러는데 먹을 약 좀 주세요.
약사: (약을 건네며) 이걸 한 알씩 드세요.
환자: 이게 뭐죠?
약사: 진통제예요.
환자: (놀라며) 예? 진통제라고요? 진통제는 싫어요. 다른 걸로 주세요.
약사: (다른 약을 건네며) 그럼 이걸 한 알씩 드세요.
환자: 이건 뭔데요?
약사: 머리 아픈 데 먹는 약이에요.
환자: 예, 이걸로 가져갈게요.
약사: (속으로) 머리 아픈 데 먹는 약이나 진통제나…
 
진통제를 나쁜 약으로 알고 복용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다. 진통제가 한자로 鎭痛劑이듯 진통제는 아픈 것(痛)을 진압(鎭壓)해서 아프지 않게)하는 약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은 어떤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 중 하나가 통증이다. 통증은 몸에 이상이 있으니 해가 생기지 않게 조치해 몸을 보호하라는 경고일 수 있다. 그래서 아프다고 무작정 진통제만 복용하는 것은 몸의 경고를 무시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진통제는 과연 어떤 약일까?
 
이상이 있을 때 몸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PG)이란 ‘통증전달물질’이 나온다. PG가 나오면 뇌는 아프다고 느낀다. 흔히 복용하는 진통제는 PG가 안 나오게 하는 약이다. 이상이 있으면 PG가 나와 아프지만 진통제를 복용해 PG가 안 나오면 아프지 않다. 몸이 치료돼 PG가 아예 안 나올 때까지 편하게 기다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진통제다.
진통제도 감기약처럼 병의 원인은 치료하지 않고 증상만 가라앉히는 대증요법제다. 진통제 때문에 병이 더 심해지거나 빨리 낫지는 않는다.
 
치료하지도 못하는 약을 왜 복용할까? 진통제는 몸 자체엔 이상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질 통증에 써야 제대로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시간 후에 가라앉을 통증에 진통제를 적절히 복용하면 24시간 동안 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24시간 내내 아프다. 아파서 아무 일도 못하는 것보다 약을 복용하며 활동하는 것이 낫기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을 알면 원인을 없애야겠지만 우선 아프지 않고 지내야 할 때 진통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약을 복용해도 자꾸 아프면 원인이 있다는 뜻이니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그래야만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진통제만 먹으면서 버티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의 두통약은 숙취 두통에는 삼가야 하니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해야 한다. 생리통에 진통제를 먹으면 불임이 된다며 아픔을 참는 여학생도 있지만 사실무근이다. 적절한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이 더 좋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진통제를 카페인이 든 음료나 드링크와 복용하면 안 된다.
 
흔히 접하는 진통제는 열을 내려주는 효과도 있으니 열이 난다고 해서 해열제를 더 복용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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