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변비에 좋은 일반약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변비에 좋은 일반약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5.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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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할 수 있을까? 아, 실패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봤지만 반응은 오지 않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보지만 크게 효과가 없다. 변비로 고통 받는 나는 오늘도 화장실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린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변비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 2008년 48만여명이던 것이 2012년 62만여명으로 약 22% 증가했다. 또 2015년 자료에 의하면 10세 미만과 70대 이상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돼 특히 유소아나 노인, 여성에게 변비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자들은 대개 변이 딱딱하고 배변횟수가 줄며 힘이 많이 들고 변이 덜 나온 느낌이 있고 화장실에 오래 있는 경우 변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변비는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3회 이하로 대변을 본다 ▲대변상태는 단단하고 건조하며 배출이 어렵다 ▲변을 보고도 덜 본 느낌이 있고 배변시간이 길다 등의 증상을 호소항 때이며 유소아의 경우 신생아는 1일 4회, 돌 전후로는 1일 2회, 4세 이후부터는 주 3회 이하로 대변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변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한다. 소장에서 대부분의 수분과 영양소흡수가 이뤄지고 그 후 배출될 것들은 대장으로 이동해 대규모 연동운동이 일어 난다. 이것이 변을 보고 싶다는 신호(변의, 便意)다. 이 신호가 발생하면 내부항문 괄약근이 이완되고 복벽근에 힘이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숨을 참고 배에 힘을 주게 되며(발살바조작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대변이 내려가고 외부항문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골반횡격막이 상승, 항문괄약근이 대변을 배출시키는 것이다.

이런 배변활동은 소장과 대장의 운동상태에 따른 음식물의 위장관 통과속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음식물에 따라 대변량이 달라지기도 하고 스트레스 등으로 변비가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항문괄약근이나 복벽근의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한다. 변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변의가 있다면 외부괄약근을 수축시킴으로써 막아지기도 하고 변을 빨리 보고 싶을 때는 배에 힘을 주는 행위로 인해 변의가 촉진될 수도 있다.

변비는 이차성 변비와 일차성 변비로 나뉜다.

이차성 변비는 파킨슨병,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과 항우울제, 교감신경에 작용하는 감기약, 기침약, 진통제, 이뇨제 등 약물을 복용한 후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평상시에는 변비가 없었는데 감기약 등을 복용한 후 증상이 나타났다면 약물을 변비의 원인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변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진통제, 제산제, 항콜린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지사제, 신경과약물, 혈압약, 이뇨제, 기침약, 수면제, 파킨슨약물, 마약성진통제 등이다. 이차성 변비는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도중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유발되면 담당의사와 상담해 치료해야한다.

일차성 변비는 대장의 운동기능 이상이나 항문직장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기능성 변비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변비를 말한다.

일차성 변비는 ▲의학적으로는 정상이지만 환자가 변비증상을 호소하는 정상통과변비 ▲대장통과속도가 느려져 생기는 서행변비 ▲항문직장부위에 구조적으로는 이상이 없는데 변이 막히거나 배변할 힘이 없어 배변이 힘들어지는 기능배변장애 등 세가지로 나뉘며 이중 가장 흔한 것은 정상통과변비다.

변비를 일으키는 원인은 기저질환, 약물, 스트레스, 탈수, 폐경, 다이어트 등 신체적 상태와 함께 변의를 참는 것, 운동부족 등으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변비가 나타나면 식욕부진, 두통, 피로감, 요통, 복부팽만, 심리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치질이나 치열을 일으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일시적으로 변비가 나타나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면 약국에 있는 일반의약품으로도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일반의약품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약사 : 어서 오세요. 어디 불편하세요?
환자 : 화장실을 잘 가지 못해서요. 혹시 시원하게 변을 볼 수 있는 약이 있을까요?
약사 : 화장실을 못 간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환자 : 지난주 승진시험이 있었는데 준비할 때부터 시원치 않더니 2주 정도 불편하네요.
약사 : 변 상태가 단단하고 가스도 차나요?
환자 : 네. 아주 힘들고 속도 더부룩해요.
약사 : 혹시 다른 약을 복용 중이거나 다른 질환이 있진 않나요?
환자 : 혈압약을 먹고 있긴 합니다. 복용한 지 일년도 넘었는데 변비증세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장을 자극하고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 자극성 하제, 대변연화제 복합제

자극성 하제는 대장점막을 자극해 장 운동을 촉진하고 장에서 수분을 많게 한다. 비사코딜은 가장 대표적인 자극성 하제로 유명변비약 대부분에 다 들어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제는 둘코락스, 비코그린에스, 메이킨큐, 핑큐 등이다. 비사코딜은 복용 후 6~8시간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취침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코그린에스에는 센나, 메이킨큐에는 카스카로시드, 핑큐에는 노회가 더 들어있는데 이들도 자극성 하제에 속한다. 대장을 자극만 해서는 대변을 보기 힘들다. 변이 단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극성하제에는 대변을 부드럽게 해 주는 도큐세이트라는 대변연화제가 같이 들어 있다(핑큐 제외).

자극성 하제 복합제를 사용할 때는 과도한 복통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변을 시원하게 보는 느낌 때문에 습관적, 장기적으로 남용하면 장관신경과 대장근육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전해질 불균형과 탈수를 유발할 수도 있어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자극성 하제는 대장에만 작용할 수 있도록 특수하게 코팅돼 있다. 만일 제산제나 우유와 함께 복용하거나 부셔서 복용하면 위나 십이지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형 그대로 복용해야하며 대변연화제의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장에 들어가면 부풀어 오른다 : 팽창성 완하제

팽창성 완하제는 복용 시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해 수분에 의해 부피가 커져 장 운동을 자극하고 변의를 촉진한다. 차전자피가 대표적인 성분이며 아락실, 나이스과립, 루비락스과립에는 자전자피와 자극성 하제인 센나열매가 복합돼 있다. 팽창성 완하제는 생리적인 현상과 가장 비슷하게 작용해 변비약의 1차 선택약으로 주로 사용된다.

팽창성 완하제를 복용할 때는 물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장에서 덜 팽창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 없이 팽창성 완하제를 복용하면 기도나 식도가 막히는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장폐색이나 궤양이 있는 사람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물을 끌어당겨 천천히 변을 묽게 한다 : 고삼투압성 완하제

고삼투압성 완하제는 흡수되지 않는 대량의 분자가 물을 끌어 당기는 성질을 이용한 완하제다. 고분자가 물을 끌어들여 장내 수분량이 증가하면 결장과 직장의 배변운동을 자극해 변비를 치료한다. 물이 장으로 이동하는 상황은 배추를 소금에 절여 배추 속에 있는 물을 빼내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고삼투압성 완하제는 마크로골4000, 락툴로오즈, 폴리에틸렌글리콜, 글리세린, 소르비톨 등이 있다.고삼투압성 완하제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이 드물다.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복부팽만, 복통, 경련 등이다. 글리세린은 복용하지는 않고 주로 관장약으로 사용된다. 고체나 액체형태의 좌약은 15~30분 내에 배변을 유도하는 것이 보통이다.

■신속하게 변을 묽게 만들어 배출한다 : 염류성 완하제

염류성 완하제는 이온삼투압에 의해 수분을 장으로 끌어들여 변비를 치료한다. 고삼투압성 완하제와 비슷하지만 30분~6시간 만에 효과가 나타나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내시경 전 준비나 독성 물질 제거에 염류성 완하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복부경련,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과 전신으로 흡수돼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어 변비증상완화제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수산화마그네슘이 대표적인 성분으로 마그밀 등이 있다.

■한약제제

한약제제는 다른 일반의약품과 병용이 가능해 증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복통과 복부팽만, 변을 보는 것이 많이 힘들다면 대승기탕을, 하복부통증과 변 보는 것이 어려우면 도핵승기탕을, 소변량이 많고 변의가 적어지며 토끼 똥 모양의 변을 본다면 마자인환을, 가스가 차고 복통이 간헐적으로 있으며 과민성변비와 설사가 반복된다면 계지가작약탕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열이 많은 사람이 복부비만이 되면서 변비경향을 보인다면 방풍통성산을, 쉽게 피로하고 기운이 없으며 배가 수시로 아프고 식은 땀을 흘리며 입이 마르는 증상과 함께 변의가 적어지며 변비가 나타난다면 소건중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약사 : 혹시 다른 약을 복용한다면 변비약과는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거나 출혈이 있는 경우, 7일 이상 사용하는데 변비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 복통이나 메스꺼움, 구토가 있는 경우 사용을 바로 중단하고 병원에 가야합니다

약도 중요하지만 생활요법은 더욱 중요합니다. 섬유질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통곡물, 귀리, 과일, 채소 등을 많이 먹어 식이섬유량을 늘려 주세요. 과자나 치즈, 육류는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합니다. 하루 8잔(2L 정도)의 물을 먹어야합니다.

규칙적인 운동 역시 중요합니다. 특히 걷거나 가벼운 조깅이 좋습니다. 변의가 있을 때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 좋고 화장실에서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지 않아야합니다. 스트레스 역시 변비를 유발합니다. 명상이나 요가도 변비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소장과 대장의 균 균형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지속적으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약국에는 변비에 사용하는 다양한 제제가 있다. 각 증상에 맞는 제제를 잘 선택하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은 분명 부작용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약사와 상의해 결정해야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참고 자료)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대한의학서적, 2011)
비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질환별 환자교육자료집(대한의학서적, 2006)
원색최신의료대백과사전(신태양사, 1992)
질환별 한방치료의 실제(군자출판사, 2011)
현대의료와 한방약(동국대학교출판부, 2012)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함소아 내 아이 주치의(살림출판사, 2010)
현대한방강좌(금강출판사)
『변비』환자, 어린이와 노인이 절반 이상 차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운영실 보도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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