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아 원장의 건강톡] 억울한 ‘나잇살’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
[고정아 원장의 건강톡] 억울한 ‘나잇살’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
  • 헬스경향 고정아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 승인 2017.05.1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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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령대건 살을 빼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건강하게 살을 빼기는 어려워진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kg은 마음 먹으면 쉽게 뺄 수 있겠다 싶었지만 체력에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고정아 대한비만체형학회 이사

얼마 전 유난히 하체가 가느다란 지인 한 분이 고민 상담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퇴근 후 한강을 걷고 뛰는 운동을 시작했는데 하체가 튼튼해지기는커녕 더 빠진다는 것이었다.

확인해보니 평소 단백질 섭취가 적었다. 식습관은 바꾸지 않은 상태서 운동량만 늘리니 체력이 떨어져 탄수화물 섭취는 오히려 늘고 단백질은 부족해 옆구리살은 더 늘고 하체 근육은 빠지는 상태였던 것이다.

아무리 활동적인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수록 몸의 근육량은 줄어든다. 20~30대 이후 몸에서 지방을 제외한 골격, 근육량은 감소하고 반대로 지방량은 증가한다. 근육량은 20대에서 70대가 되면 거의 40% 정도나 감소한다고 한다.

지방량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 분포도 변화한다. 피하지방이나 전체 지방량에 비해 특히 복부의 내장지방이 크게 증가한다. 나이가 들수록 팔, 다리의 근육량은 감소하고 복부지방이 늘면서 사지는 가늘어지고 지방은 중앙으로 집중되는 모습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변화뿐 아니라 나이가 들면 우리가 섭취하고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상도 바뀐다.

우선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좀 ‘더’ 먹고 좀 ‘덜’ 움직인다. 사회활동과 모임이 많아지면 외식비율이 높아지고 실제 섭취하는 칼로리가 높아진다.

억울하게도 이전과 먹는 양이 같은데도 나잇살은 찐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양과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섭취량은 같더라도 실제 움직이고 소비하는 양은 적어지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예를 들어보자.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고 가능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일을 처리한다. 이전에는 계단 한두 층 정도는 걸어갔지만 나이가 들면 한 층이라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곤 한다. 체력이 저하되고 조금씩 무릎, 허리, 어깨 통증이 생기면 활동량은 더욱 줄어든다.

또 나이가 들면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더라도 소비하는 몸의 효율, 즉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기초대사량은 20대 이후 10년마다 약 2~3%씩 저하되는데 우선 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음식소화와 대사 시 발생하는 열에너지도 감소한다.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준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는데 이는 근육량 감소와 지방량 증가를 더욱 부추긴다. 에너지 대사와 관련있는 갑상선호르몬 역시 나이가 들면서 반응이 둔화된다.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렙틴호르몬도 효율이 떨어진다.

나잇살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하된 호르몬을 직접 보충하는 치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호르몬은 나잇살, 에너지와도 관련 되지만 몸의 다른 기능들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질병 수준이 아닌 호르몬 저하를 직접 치료하는 것은 좀 더 많은 연구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급격하게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속도로 식단을 조절하고 감소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더 집중할 것을 권한다.

우선 식단 조절을 통해 전체 초과되는 칼로리를 조절해 한 달에 2kg 정도 체중 감량 목표를 두고 활동량을 늘려보자. 운동으로 살을 빼려 하기보다는 근육량을 늘리고 기초대사량을 유지하며 식단 조절을 통해 감량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꾸준한 운동은 감량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당뇨, 혈압 등 동반되는 여러 가지 건강문제와 관절문제, 우울증상 등을 고려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가족과 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체중변화에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의 생활패턴 등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가족이 또는 지인이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면 눈치를 주기보다는 그 노력에 함께 동참하면서 지지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가족의 건강이 곧 개인의 건강이고 개인의 건강이 곧 가족의 건강이니 말이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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