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설사할 때 올바로 대처하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설사할 때 올바로 대처하기
  • 헬스경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17.05.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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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는 고양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 중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경중을 따지자면 지난 칼럼에서 다뤘던 구토보다 설사가 좀 더 심각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헤어볼 구토는 수년 이상 지속돼도 지켜보는 보호자들이 많지만 설사는 하루 이틀만 해도 문의전화를 주는 보호자가 많다. 설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확실히 비정상적인 증상이므로 적절한 진료가 필요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진료 받아야 하는지 고양이 설사에 대해 보다 정확히 짚어보고자 한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일단 연령에 대한 부분이다. 만 2살 미만의 어린 연령에서는 각종 전염성 질병에 걸리기 쉽고 만 7살 넘는 중년이 되면 설사의 원인이 되는 여러 가지 전신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만 10살의 노령 고양이에서는 이런 위험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따라서 어린 연령에서는 전염성 질환 위주의 검사가, 중년 및 노령 고양이에서는 전신적인 평가를 위한 좀 더 종합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다음은 변 색깔이다. 특히 흑변이나 선혈을 보인다면 위장관 출혈을 의미하므로 적극적인 원인 감별이 필요하다. 단 정상적인 변 색깔을 보인다 해도 위장관 출혈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만일 설사에 빈혈까지 확인되면 위장관 출혈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다음은 증상의 지속시간이다. 여기서의 기준은 대략 2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설사가 시작된 지 2주가 넘지 않는다면 금식 및 식이교체 등을 먼저 시행해 볼 수 있다. 물론 적합한 식이종류 선택 및 증상 개선을 위한 약물 처방에 있어서는 수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문제는 설사가 2주 넘게 지속되는 만성의 경우다. 이 경우 치료 및 관리보다는 설사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내야한다. 개에 비해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위장관 종양 발생이 흔하고 단순 염증도 방치하면 종양화될 수 있기에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또 중년령이 넘은 고양이에서는 갑상샘질환도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담당 주치의와 이를 포함한 종합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마지막 판단 기준은 현재 환자 상태다. 식욕 및 활력은 양호한지 아니면 탈수, 식욕부진, 기력저하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고양이 상태가 멀쩡하다면 설사가 2주 넘지 않은 고양이처럼 치료를 먼저 진행해 볼 수 있지만 설사를 하는 데다 아프기까지 한다면 바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고양이는 3일만 굶어도 지방간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진료 후 필요에 따라 적합한 수액 혹은 약물 처치 등을 받아야 한다.

설사의 원인으로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원충이다. 원충은 사전적인 의미로 운동성을 가진 단세포동물이다. 이는 항생제 및 구충제에 사멸되지 않을 수 있는 존재로 흔치는 않지만 평생 고양이 몸에서 간헐 혹은 지속적인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2살 미만의 어린 고양이가 만성적인 설사를 보이는데 일반적인 약물 처치에도 반응이 없다면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충 감염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정리해보면 어리거나 나이 든 고양이가 2주 이상의 혈변을 보는데 식욕까지 저하돼 있다면 반드시 원인 확인, 즉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어린 연령에서는 원충 감염이 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도 포함돼야 함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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