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제약은 미래 먹거리 산업…적극 육성에 나설 때”
[인터뷰]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제약은 미래 먹거리 산업…적극 육성에 나설 때”
  • 이의갑 의학식품전문기자·이윤지 대학생 인턴기자
  • 승인 2017.05.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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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C형 간염치료제 ‘하보니’ 연매출 20조원=현대차 100만대
ㆍ국내 신약후보물질 1천여개…정부 지원땐 제약강국 도약

지난해 세계의약품매출 1위를 차지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간염치료제 ‘하보니’의 연간매출액은 20조원이다. 현대차 100만대를 판매한 금액이다. 2012년 미국 바텔연구소는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면 일자리 13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잘 만든 신약 하나가 국가경제를 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원희목 회장은 “이제 신약개발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며 제약산업이야말로 잠재력이 무한한 국민산업이자 미래성장동력임을 인식해야한다”며 “지금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산업육성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약개발의 기초인프라는 충분합니다. 현재 신약파이프라인을 1000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지원만 따라준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제약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3월 취임 후 꾸준히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서 제약산업의 중요성과 정부역할을 역설하고 있다.

원희목 회장은 더 이상 제약산업의 성장을 미룰 수 없다며 정부가 제약산업의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단호히 말한다. 세계 제약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1200조원으로 반도체시장(400조원)의 무려 3배다. 하지만 국내규모는 19조원으로 세계시장의 약 1.6%에 불과하다.

“제약산업은 본질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보장형 산업이면서 미래먹거리산업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육성보다는 규제와 통제의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국민건강과 직결된 만큼 엄격한 규제와 통제가 제약산업의 태생적 운명이긴 하지만 잠재력이 무한한 국민산업이자 미래성장동력임을 반드시 인식해야합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산업이다. 후보물질탐색-임상시험-발매로 이어지는 신약개발은 최소 10년간 1조원이상 들지만 성공률은 0.1%미만이다.

원희목 회장은 정부지원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국내제약사들이 기초기술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매출 1조원 이상인 국내제약사는 3곳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연구개발비에 많게는 20% 가까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목숨 걸고 연구에 투자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대단하게도 전세계 신약파이프라인 7000개 중 1000개를 우리나라에서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제약사가 신약연구개발비(R&D)에 투자하는 총비용이 1조3000억원인데 이 중 정부지원은 8%인 1000억원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37%, 일본 18%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원희목 회장은 “적어도 20%까지는 정부가 지원해야하며 대통령직속기구에 제약바이오분과를 마련하겠다는 대선공약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신약후보물질을 임상시험, 발매, 유통까지 끌고 가기에 제약사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막대한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임상 전 단계에서 외국회사에 기술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알을 낳도록 해야 하는데 그 전에 배를 갈라버리는 셈이다.

원희목 회장은 “국내에서 신약개발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라며 “28호 국내개발 신약이 최근 탄생했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산업육성에 나선다면 제약산업은 우리 경제를 견인할 국민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2009년 신종플루사태에서 녹십자의 발 빠른 백신개발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사례를 들면서 제약산업은 국가가 스스로 키워서 지켜야하는 국가안보산업이라고도 덧붙였다.

<헬스경향 이의갑 의학식품전문기자·이윤지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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