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중국 ‘301병원’을 아시나요?
[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중국 ‘301병원’을 아시나요?
  •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desk@k-health.com)
  • 승인 2017.05.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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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VIP 지정병원…하루 외래환자만 2만명 세계 최대규모

중국병원에는 서열이 있다. 군병원이 맨 위고 그 아래가 인민병원, 민간병원 순이다. 사회주의국가인데다 헌법 위에 공산당이 있고 공산당의 군대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중국군대는 정부군이 아니라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공산당의 군대다. 그래서 이름도 중국인민해방군이다.

 

 


군병원의 고위급 의사는 대부분 군 장성이다. 이들은 베이징의대 등 일반의대가 아닌 군인만 가는 군의대학을 졸업한다. 군의대학은 인민해방군 제2군의대학, 3군의대학, 4군의대학 등 3개가 있다. 처음엔 7개 대학이었지만 3개로 통폐합됐다. 군의대학은 의과, 간호과, 약학과 등에서 의료인과 약사를 배출한다. 물론 군병원으로 배속되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당원, 공무원, 군인, 의사 등 일반인이 하나도 갖기 어려운 자격과 지위를 한꺼번에 누린다. 군병원은 당연히 군인진료가 기본이다. 일반인외래진료도 가능하지만 유명의사의 진료를 예약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군병원은 해군병원, 공군병원, 무장경찰(헌병)병원 등 병과별로도 따로 있다.

시진핑 주석도 아프면 베이징에 있는 대표적 군병원인 중국인민해방군총병원, 일명 ‘301병원’에 간다. 우리의 국가원수 지정병원인 국군서울지구병원 격이다. 언젠가 301병원 외래센터 주임을 통해 병원 전체를 소개받을 기회가 있었다. 이 병원 설립을 주도했던 301부대의 명칭을 따 301병원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3년 전 오픈한 외래진료센터에 가보면 마치 대형쇼핑몰에 온 느낌이다. 로비는 인천공항처럼 널찍하다. 외래센터건물에만 엘리베이터가 100대라고 한다. 1인용 전동차인 세그웨이를 타고 로비를 순찰하는 헌병을 쉽게 볼 수 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광경이다.

시민카드, 즉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가 결합된 카드 하나면 신규환자등록부터 진료예약, 진료비결제 등 모든 병원업무를 무인기로 진행할 수 있다. 외래센터만 4000병상에 하루 외래환자 2만명, 가히 세계최대규모다. 301병원 계열로 302(감염병전문), 304(외상외과전문), 305(노인병전문), 309병원(장기이식전문) 등 전문병원들이 있다.

외래센터 안쪽에는 내·외과 병동이 따로따로 있는데 각 병동규모가 우리 대학병원규모다. 1997년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로 불리는 덩샤오핑도 301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도 자주 이용한다. 실제로 병원수준도 최고다. 매년 푸단대가 발표하는 중국 병원순위에서 베이징쉬에허병원, 스촨화시병원에 이어 수년째 3위를 고수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민간병원이 생기면서 최근 들어 규모는 작지만 군병원을 능가하는 민간병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미국계 병원인 허무자병원을 시작으로 중외합자병원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외합자병원시장에 바로 대한민국 의료진출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글 |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정리 ㅣ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hsch6070@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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