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人가구 건강’ 세대별 맞춤관리로 지켜요
‘1人가구 건강’ 세대별 맞춤관리로 지켜요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7.05.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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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급증하는 나홀로족 ‘브라보 마이 라이프’
ㆍ20~30대 불규칙한 식습관+고열량 간식…대사 증후군 노출
ㆍ40~60대 우울증·자살 생각 빈도 타세대보다 월등히 높아
ㆍ70대 만성질환 시달리는 독거노인…지역사회의 관심 절실

이전에는 ‘가정’ 하면 보통 다인가족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홀로 사는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불규칙한 생활습관,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육체·정신건강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고 1인가구에 대한 건강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1인가구는 전체의 27%로 2000년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원인은 20·30대 청년층의 경우 초혼연령상승으로 인한 미혼, 40~60대 중·장년층은 이혼이나 별거, 70대 이상 노년층은 사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헬스경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취약해진 1인가구의 건강을 점검해봤습니다.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 조사결과 혼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1인가구는 다인가구보다 건강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식사를 거르고 인스턴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잘못된 식습관과 음주, 흡연 등 건강저해행위에 대한 제약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인가구는 건강에 관여하는 사람이 없어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고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하기 때문에 건강상태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1인가구는 정신건강수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홀로 지내면서 생기는 외로움과 이로 인한 우울감 및 자살충동으로 밝혀졌다. 학교나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도 집에만 오면 혼자가 되기 때문에 외로움이 심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1인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만큼 이에 맞는 대책이 시급하다.

■20·30대 청년층…불규칙한 생활습관 가장 큰 위협

청년층 1인가구는 지방에서 수도권대학을 다니거나 대학졸업 후에도 수도권에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건복지부 조사결과 청년층은 매끼마다 식사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실제로 청년층은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못해 인스턴트식품을 먹는 경우가 많았고 다른 가구보다 흡연율과 음주율이 높아 건강상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진욱 교수는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균형 잡힌 식사보다 인스턴트, 고열량간식을 즐겨 먹어 비만, 대사증후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규칙적이며 통금시간 등 교내규칙이 있는 기숙사생활이 큰 도움이 되지만 기숙사에 자리가 없거나 졸업·취업을 했다면 정부에서 시행하는 ‘한지붕 공감세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 사업은 독거노인과 청년 간 상호조건만 맞으면 자취생이 저렴한 가격에 방을 제공받아 노년층과 함께 사는 것이다. 간단한 합의 후 입주할 수 있고 원한다면 아침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는 독거노인문제와 청년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는 평가다.

■40~60대 중장년층…우울증과 자살생각빈도 높아

한국복지패널 조사에 따르면 중년 1인가구는 우울증과 자살생각빈도가 타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삶의 만족도 역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노화와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경제적 문제, 외로움 등이 복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1인가구정책이 주로 노인층에 맞춰져 정작 도움이 필요한 중장년층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 중년 1인가구는 노년층 못지않게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으며 일부는 노년층보다 건강상태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1인가구는 노년에도 1인가구로 편입할 확률이 높아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따라서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년층을 위한 일본의 사회안전망체계인 ‘안심생활창조사업’ 등을 우리 실정에 적합하게 바꿔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사업은 지역주민이 1인가구를 방문해 말벗을 해주거나 위급상황 시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이진 교수는 “중년층은 외로움, 노화, 업무 등 다양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만큼 정신건강상태가 어느 계층보다도 위험하다”며 “홀로 지내려하지 말고 정서적으로 지지해주는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동아리활동을 하고 필요 시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시민단체를 활용해 상담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70대 이상 노년층…만성질환·돌발상황 등 위험요소

노년층에게는 노화로 인한 만성질환과 돌발상황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정 내 안전사고가 가장 큰 위험요소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소영 교수는 “노년층은 특히 나이가 많아지면서 치매에 걸리는 등 스스로 건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는 독거노인을 돕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거동이 불편해 동사무소에 가지 못하거나 복지혜택 자체를 몰라 혜택을 못 받는 노인이 대다수다.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 중 ‘독거노인 사회관계활성화지원’은 노년층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주는 사업으로 개인 간 만남 또는 10여명의 노인을 그룹화해 함께 지내게 하는 사업이다. 또 건강을 항상 확인해야하는 노인의 경우 ‘사랑의 안심폰’ 서비스로 안전을 상시 확인할 수 있고 항시 독거노인의 응급상황을 살피는 ‘독거노인 응급안전돌보미사업’도 있다.

통계청은 앞으로 30년이면 우리나라 가구 중 1/3은 1인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1인가구는 이제 표준가구형태로 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과 정책은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가구형태의 변화에 발맞춰 여러 가지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함으로써 1인가구를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및 국가차원에서 1인가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헬스경향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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