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⑪‘말동무’에서 ‘간병’까지…고령사회 반려로봇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⑪‘말동무’에서 ‘간병’까지…고령사회 반려로봇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7.05.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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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일본의 후미코 할머니는 혼자 살지만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식사할 때 말동무가 돼주고 취미인 노래도 함께 부른다. 그 친구는 다름아닌 로봇 ‘페퍼(Pepper)’다.

또 다른 할머니는 로봇강아지 ‘아이보(AIBO)’를 구입했다.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아이보와의 생활은 큰 위로가 된다.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로봇 관련 다큐의 내용이다.

페퍼는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 감정인식로봇이다. 소니가 1999년 출시한 아이보는 수리서비스가 중단되자 아이보를 위한 합동장례식을 치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인 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치매유병률도 2015년 전체노인의 9.8%로 2024년이면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아픈 노인을 돌보는 것은 노인은 물론 간병인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노인이 된 배우자나 자녀가 간병하는 일명 ‘노노(老老) 간병’도 늘고 있다. 또 간병스트레스나 간병비용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간병에 따른 고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도 날로 증가추세다.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은 약 82세지만 건강수명은 약 73세. 82세까지 살수 있는 사람이 73세면 아프기 시작한다. 아픈 노인은 가사를 대신하거나 간병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간병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로봇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로봇은 이미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페퍼는 소위 ‘소셜 로봇’이라고 부른다. 소셜 로봇은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해 혼자 살거나 외부활동이 어려운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요양시설에서 할머니들이 로봇 ‘파로(Paro)’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파로로봇 홈페이지.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치료해 주는 로봇도 있다. 대표적인 로봇이 심리치료목적으로 개발된 ‘파로(Paro)’.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파로는 치매와 알츠하이머치료에 도움을 준다. 이미 미국 FDA에서 의료기기로 승인 받았다.

파로는 센서를 통해 외부자극에 반응하고 간단한 단어를 이해한다. 일본의 한 요양시설에서 7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파로 덕분에 사회활동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봇은 간병도 지원한다. 침대가 분리돼 한 쪽이 휠체어로 변신하는 ‘휠체어침대’도 개발됐다. 이 침대는 간병인이 환자를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길 필요가 없어 이동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뿐만 아니라 노인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걸을 수 있게 돕는 외골격로봇, 배설을 지원하는 로봇 등도 이미 간병을 지원하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대중화에 이어 요리하거나 빨래를 개는 로봇도 출시 예정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1노인 1로봇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사실 로봇을 활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노인이 자기 집에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노인이 일상생활에서 지원을 받는다면 요양시설로 가는 시기도 늦출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로봇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선 아직 로봇의 가격이 비싸다. 게다가 로봇이 자유롭게 이동하려면 집안구조도 로봇이 다니기 편리해야한다. 로봇개발자 또한 노인 입장에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야한다. 앞으로 노인을 위한 로봇개발이 빨리 진척돼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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