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장애’로 더 괴로운 지주막하출혈, 극복방법은?
‘후유장애’로 더 괴로운 지주막하출혈, 극복방법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5.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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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속의 중요한 통로 혈관. 적재적소에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해 각 신체조직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원동력이 돼준다. 따라서 혈관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건강에 큰 적신호가 온다.

그중에서도 뇌출혈(뇌혈관이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신체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지주막(뇌 실질을 감싸고 있는 3개의 막 중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막) 아래에 생기는 ‘지주막하출혈’은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에 큰 장애를 남긴다. 후유증 없이 일상에 복귀하려면 신속한 수술과 더불어 재활치료를 병행해야한다. 배우 안재욱 역시 몇 년 전 지주막하출혈로 수술을 받았지만 1년간 재활치료에 전념한 결과 현재는 전성기 때만큼이나 건강하고 멋진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의 도움말로 지주막하출혈로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과 치료법에 대한 궁금증을 자세히 풀어봤다.

뇌출혈 중에서도 지주막 아래에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은 기억력, 실행력, 언어기능에 큰 장애를 남긴다. 이러한 후유장애를 극복하려면 약물치료와 더불어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야한다. 재활치료과정에서는 환자의 의지는 물론, 주변 가족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수다.  

■지주막하출혈로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은?

지주막하출혈의 대표적인 후유장애는 인지기능 저하다. 발병 후 3개월 동안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 6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에 이상이 생기는데 이는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인지기능저하,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먼저 기억력 저하는 환자의 20~60% 정도가 겪을 정도로 흔한 장애다. 방금 말해놓고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기끔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목을 잡고 쓰러진 뒤 기억을 잃고 사람을 못 알아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지주막하출혈 후 기억력 저하를 보여주는 한 예다.

실행능력 저하도 환자 예후에 따라 3~76%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다 주세요”라고 주문했을 때 냉장고 앞까지는 가지만 다음 단계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환자 스스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의료진에 의한 객관적 평가에서는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언어기능 저하 역시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부터 76%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말을 알아듣고 표현하는 문제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에 대한 문제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인지기능저하,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지주막하출혈로 발생한 인지기능저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개인별 맞춤 재활치료가 시행돼야한다.

먼저 약물치료에는 치매약으로 알려진 도네페질이 사용되고 있다. 유승돈 교수는 “신경외과팀과 시행한 공동 연구에서 치매약으로 알려진 도네페질을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환자들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받은 환자군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을 관찰했다”며 “도네페질과 같은 치매약은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인지기능손상 환자의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치료는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작업치료와 언어치료를 시행한다. 인지재활은 단순한 내용에서 복잡한 내용으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강도를 높여 나간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인지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재활치료는 환자의 굳은 의지뿐 아니라 주변 가족의 인내심이 필수다. 또 환자가 재활치료과정에서 의지가 약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해주는 것도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유 교수는 “재활기간은 상당한 기간을 거쳐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변의 보호자나 지인들의 이해와 인내심이 요구된다”며 “인지기능 문제 말고도 불안, 불면, 피곤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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