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매? 인지장애? 나이 들어서?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매? 인지장애? 나이 들어서?
  •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05.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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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진료실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보호자의 모습을 자주 본다. 가족과 많은 추억을 함께한 반려동물의 어느덧 탁해진 눈과 부쩍 늘어난 하얀 털로 인해 노령동물이 됐음을 실감한다며 걱정한다.

하지만 행동변화 등에 대해 상담하면서 인지장애증후군에 대해 설명하면 “우리 개가 치매라고요? 나이 들어 그런 거죠?”라며 치매라는 단어에 중압감을 느끼는 동시에 질병이라는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개에서 인지기능장애는 매우 많이 발생한다. 11~12살인 개의 28%, 15~16세인 개의 68%는 인지기능장애를 보인다고 보고된 바 있다. 고양이에서는 임상적인 표현은 모호하지만 약 10~11살에 인지기능장애와 일치하는 증상을 보이며 최근 한 연구결과 15살 이상 고양이의 50%가 인지기능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됐다.

개에서의 인지장애증후군 증상은 다음의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방향감각 상실
문의 방향을 잘 찾지 못하고 벽을 멍한 모습으로 쳐다보거나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는다.

②상호작용 변화
보호자가 집에 들어왔을 때 반기지 않고 좋아하던 놀이나 쓰다듬어주는 행동도 좋아하지 않는다.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보호자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분리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③수면주기 변화
보통 자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밤에는 자지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짖는 행동을 한다.

④대·소변 가리기 실수
배뇨실수가 늘어나며 화장실 위치를 잃어버린다.

⑤활동성 변화
외부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늘어난다.

고양이의 경우 개에 비해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밤에 우는 소리를 내는 것과 아프지 않은데도 대소변 실수를 하는 증상이다.

물론 이러한 인지장애증후군에 대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른 신체이상의 관련증상인지 구분해야한다. 부신질환, 갑상샘질환, 당뇨병, 관절질환, 다른 행동학적 이상 등이 있는지 전문가의 상담과 검진이 필요하다.

인지장애증후군은 퇴행성질환이다. ‘퇴행성’이라고 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병의 완치보다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조기진단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삶의 질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인지장애개선을 위해서는 3가지 관리가 필요하다.

■영양관리
영양은 뇌의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고 예방적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항산화제, 불포화지방산 등의 공급이 이에 해당한다.

■신체활동 유지
가벼운 산책과 마사지 등 신체활동은 만성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뇌를 보호하고 자극을 통해 인지능력이 감소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활발한 신체활동은 인지장애동물에게 정신자극을 증가시킨다.

■전문의약품 처방
인지장애행동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노령동물과 함께하는 보호자에게 노화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추천한다. 보호자가 이를 정확히 질환으로 인식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이 오래가기를 기대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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