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뉴스] 할랄푸드① 우뭇가사리 초코파이의 정체
[카드 뉴스] 할랄푸드① 우뭇가사리 초코파이의 정체
  • 김진주 객원기자 (dona_quixote@k-health.com)
  • 승인 2017.05.30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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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 초코파이의 정체

쇠고기분말 대신 콩단백질로 스프를 만든 라면, 젤라틴 대신 우뭇가사리로 만든 마시멜로를 넣은 초코파이, 역시 젤라틴 대신 옥수수전분과 설탕, 물로 쫄깃한 식감을 낸 터키식 젤리, 로쿰.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동물성분 대신 식물성분을 사용했으니 채식인을 위한 음식일까요? 글쎄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이 제품들은 ‘할랄(Halal)’인증을 받은 것입니다.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의 할랄은 말 그대로 이슬람율법에 허용된 것을 말합니다. 반대는 '허용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의 하람(Haram)입니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은 율법에 따라 허용된 음식인 할랄푸드를 먹어야합니다.

그렇다면 할랄푸드는 채식일까요? 아닙니다. 하지만 채식인에게 선호도가 높습니다. 예를 들어 터키식 젤리 ‘로쿰’은 절에서도 종종 주문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무슬림은 육식 자체를 금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먹을 수 없는 동물이 많은데 돼지를 비롯해 개와 고양이, 곤충, 그리고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도 식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굽이 갈라져 있고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反芻動物)은 먹는 것이 허용돼 있습니다. 소, 닭, 오리, 양, 염소 등이 이에 속하며 바다생물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용이 허용된 동물의 고기도 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할랄푸드는 품목만이 아니라 식재료의 생산부터 이동-보관-가공-조리까지 모든 과정을 규제하기 때문입니다. 동물의 경우 기르고 도축하는 모든 과정에서 할랄 방식에 따라야합니다.

소는 먹을 수 있는 동물에 속하는데도 쇠고기분말 대신 콩단백으로 라면스프를 만들어 할랄인증을 받은 이유도 국내에서는 소를 할랄 방식으로 키워서 도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슬람국가 외 지역에서는 식물성원료만을 사용해 할랄푸드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국내 생산 할랄푸드도 예외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자나 라면 등 가공식품에 종종 들어가는 돼지기름, 젤라틴 등은 콩, 우뭇가사리, 옥수수전분 등 식물성분으로 대체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러게 채식인들이 선호하는 것입니다.

건강과 미용, 또는 환경과 생명존중을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선택과 특정동물이나 동물의 사육·도살방식을 기피하는 무슬림의 사고는 출발점이 전혀 다르지만 결국 ‘식물성 재료’라는 결과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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