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대로 이번 칼럼에서는 감자크기가 작아진 경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자면 감자란 먹는 감자가 아니라 응고형 모래를 쓰는 고양이가 소변을 본 후 뭉쳐 있는 덩어리를 말한다. 만일 감자크기가 평소에 비해 작아졌다면 무엇 때문일까?
우선 먹거리 변화가 있는지 살펴야한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수분함량이 많은 캔사료 위주에서 수분함량이 적은 건사료로 변경됐다면 수분섭취량이 감소해 소변량이 줄어들 수 있다.
단 고양이가 건강할 경우 상대적으로 수분부족을 느껴 보상적으로 음수량이 증가할 수 있다. 즉 주식이 캔사료에서 건사료로 바뀐 경우 감자크기는 감소하지만 물은 이전에 비해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고양이의 대표적인 비뇨기질환인 ‘고양이하부비뇨기질환’일 가능성을 고려해야한다. 명칭은 질환이지만 이는 질병이름이 아니라 아래 증상이 있는 고양이에게 통칭되는 용어다.
▲감자크기가 줄어 500원짜리 동전크기만도 안 되고 ▲하루에도 수십 회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배뇨시간이 길어지거나 ▲배뇨행위 중 우는 모습이 관찰될 수 있다. 또 ▲화장실이 아닌 방구석, 침대, 선반 등 다른 자리에서 배뇨하거나 ▲심할 경우 피오줌을 쌀 수도 있다. 만일 고양이가 하나라도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바로 동물병원에 방문해야한다.
특히 만 24시간 이상 배뇨하려고 노력했는데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 이는 요도가 완전히 막혔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방광뿐 아니라 신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단 ‘무뇨’로 확신하기 전 해야 할 일이 있다. 요도폐쇄가 의심되는 고양이는 위에 언급한 증상 중 다른 자리에 배뇨했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감자가 없다면 집안 구석구석을 확인해 다른 자리에 배뇨흔적이 있는지 살펴봐야한다.
그렇다면 비뇨기질환의 원인은 무엇일까? 다음의 네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세균성방광염 ▲방광 내 돌(결석)에 의한 방광염 ▲특히 노령묘에서 방광종양에 의한 방광염 ▲마지막으로 특발성방광염이다. 특발성은 원인불명이라는 말이다. 네 가지 원인 중 특히 만 7살 미만의 어린 나이에서는 특발성방광염이 가장 흔하며 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주요원인이다.
정리해보면 감자크기가 작아진 경우 일단 식이변화부터 특발성방광염까지 고려해야하며 특히 24시간 이상 배뇨하지 못했다면 응급상황임을 명심해야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특발성방광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