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매실청의 독성 안전하게 제거하기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매실청의 독성 안전하게 제거하기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6.13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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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실청을 담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마다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고 섭취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문제는 청매의 경우 독성물질함량이 높아 매실청을 담근 후 섭취할 때 주의해야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매실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물질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 아미그달린은 시안화합물이나 시안배당체라고도 한다. 시안화합물을 물에 녹인 것을 시안화수소산이라고 하는데 흔히 청산이나 청산가리라고 하는 독극물이다. 이 시안화합물이 위장으로 들어오면 산성을 띠는 소화액과 만나 시안화수소라는 가스가 생성된다. 이것이 바로 청산가스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과거 시골에서는 청산가리(당시 ‘싸이나’라고 부름)를 콩에 집어넣어 꿩의 서식지에 뿌려 놓아서 잡기도 했다. 또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나치가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인명을 학살할 때 독극물로 시안화수소를 사용하기도 했다. 

소량의 아미그달린은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지만 용량이 늘어나면 중추신경계 이상과 함께 마비증상, 청색증을 일으키고 고용량에서는 사망에까지 이른다.

아미그달린은 덜 익은 청매에 많다. 청매과육에 들어있는 아미그달린함량을 1로 잡았을 때 청매씨앗에는 10~30배가 많다. 반면 황매과육에는 1/3, 황매씨앗은 1/5배까지 줄어든다. 따라서 청매씨앗을 제거하거나 황매로 매실청을 담가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청매로 매실청을 만들어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실청을 담근 후 약 3개월 정도 지나면 매실건더기를 건져낸다. 이때 매실청의 아미그달린함량이 가장 높다. 따라서 절대로 그냥 먹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임산부나 영유아는 소량이라도 주의해야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고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매실청의 아미그달린을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3개월 정도 지난 후 매실을 건져내고 이후 1년 정도 숙성시켜주면 거의 분해된다. 올해 만들어 내년에 먹는 셈이다. 이때 매실건더기의 아미그달린은 이미 청으로 모두 녹아 있기 때문에 과육을 반찬으로 요리해 먹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단 씨앗은 버리는 것이 좋겠다.

두 번째는 3개월 후 매실을 건져내고 바로 먹으려면 한번 끓인 후 식혀서 보관해 놓고 먹는다. 아미그달린은 휘발성화합물로 가열하면 쉽게 날아가기 때문이다. 열에 약해 비타민C 등은 파괴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세 번째로 매실청을 이용해 매실발효액을 만드는 것이다. 청 자체로 숙성돼도 아미그달린의 독성은 점차 분해되지만 발효가 일어나면 더욱 빨리 분해된다. 매실청을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물을 첨가해 당도를 낮추면 된다. 발효가 진행되면 거품이 생성된다. 매실건더기를 꺼내지 않고 발효시키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매실청은 당절임이자 당장법(糖藏法) 중의 하나로 당도가 중요하다. 따라서 설탕종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만드는 매실과 설탕 각 1:1 비율의 당도는 60브릭스 이상이다. 당도가 57브릭스 이상이면 미생물이 살 수 없어 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제대로 만들어진 매실청은 발효되지 않는다.

매실청을 만들어 먹는 것은 우리만의 전통적인 매실활용법 중 하나다. 매실청을 설탕물이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실청에는 당분과 함께 수용성비타민, 카로티노이드색소, 유기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단지 설탕물이라고 비하할 수는 없다. 올해도 매실청을 만들었다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활용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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