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한 달마다 먹어야하는 이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한 달마다 먹어야하는 이유
  • 헬스경향 서상혁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 승인 2017.06.14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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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주로 심장병을 앓는 반려동물을 진료하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까지 걸렸을 때다. 이 경우 치료방법이 따로 없어 지켜봐야만 한다. 수의사로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필자는 다른 어떤 수의사보다 심장사상충 예방에 대해 더욱 강조할 수밖에 없다. 심장병전문 수의사로서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에게 한 달에 한 번씩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반려동물에게 먹일 것을 권한다.

최근 한 보호자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2~3개월마다 먹여도 되지 않느냐며 두 가지 근거를 들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심장사상충 예방약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오해를 소개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먹여야하는 이유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서상혁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①예방약의 효과는 2개월 동안 지속된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효과가 2개월은 유지되니 2달에 한 번씩 복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이를 ‘리치백(reach-back)효과’라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오랫동안 매달 예방약을 먹어왔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즉 매우 오랫동안 매달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꾸준히 먹어온 반려동물이 아니라면 예방약의 효과는 채 2개월도 지속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예방약의 효과가 2개월 동안 지속된다는 오해가 나온 것이다. 게다가 얼마나 복용해야 이러한 효과가 있는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도 않았으며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도 연구된 바 없다. 따라서 완벽한 심장사상충 예방을 위해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복용해야한다.

②예방약은 심장사상충의 유충을 무조건 죽인다?

심장사상충은 1기부터 5기까지의 유충단계를 거쳐 성충이 된다. 일반적으로 모기로부터 감염되는 심장사상충은 3기 유충단계에서 반려동물의 몸으로 들어오는데 이 유충이 성충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약 2개월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몇몇 보호자는 예방약을 2개월마다 복용해도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모든 유충을 완벽하게 죽이지 못한다. 성충이 되기 바로 전 단계인 5기 유충은 심장사상충 예방약으로 완벽하게 죽지 않는다. 따라서 유충이 3기~4기일 때 죽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심장사상충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예방약을 한 달에 한 번씩 복용해 유충이 5기가 되기 전에 죽이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주에만 두 마리의 반려동물에게서 심장사상충을 발견했다. 심장사상충은 반려동물의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질병인 만큼 필자는 예방약 복용을 강력하게 권고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몇몇 보호자는 이러한 권고를 상술로 생각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곤 한다. 몇몇 수의사는 ‘수의사가 돈을 벌고자 했다면 예방약 처방보다는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반려동물을 진료하는 것이 낫다’고 씁쓸하게 푸념하기도 한다.

보호자입장에서도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는 것보다는 예방약을 한 달에 한 번씩 먹이는 것이 건강과 비용 면에서 몇 배는 낫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오해가 사라지기를 바라며 반려동물의 심장사상충 예방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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