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대추 먹을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대추 먹을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6.20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추를 활용한 음식이 많다. 삼계탕이나 약밥에도 들어가고 갈비찜이나 떡에도 고명처럼 올라간다. 최근에는 불면증이나 심리적 안정작용이 있다고 해서 차로 마시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대추를 활용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대추는 한자로 대조(大棗)라고 부른다. 조(棗)자는 자체로 대추나무를 의미하는데 대추나무에는 가시가 많아 자(朿;가시 자)자 두개를 붙인 한자로 이름을 만들었다. 과거 대추나무를 가시나무라고도 했다. 아마도 가시의 용도는 동물들이 쉽게 따 먹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대추는 사탕수수나 사탕무보다도 당도가 높다. 대추의 일반적인 효능은 몸을 보하고 속을 편하게 하면서 약물이나 제반식품의 독성을 중화시킨다. 항알레르기, 면역안정효과와 함께 항노화작용도 있고 피부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또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피멍을 예방한다.

대추에는 생각보다 잔류농약이 많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대추는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일반건조대추의 경우 잔류농약제거에 신경써야한다. 잔류농약은 신선한 것보다는 말리는 과정에서 반감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랫동안 말려 잘 건조될수록 줄어든다.

잔류농약을 제거할 때는 양조식초와 담금소주를 1:1의 비율로 섞고 여기에 10배수 물로 희석한 후 약 15분 정도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에 한번 씻어내면 된다. 이 방법은 잔류농약이 아니라도 불순물이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대추를 그냥 사용하면 유효성분을 우려낼 수 없다. 대추는 껍질이 단단한 셀룰로오스로 싸여 있기 때문에 매우 치밀하고 견고한 조직으로 돼 있다. 셀룰로오스는 고등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으로 고등동물에게는 마치 골격이나 손톱재질처럼 모양과 구조를 이루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대추는 한번 쪼개서 사용해야한다.

삼계탕에 넣을 때도, 차로 우려 마실 때도 마찬가지로 칼집을 내야한다. 가위를 이용해 약간의 상처를 내도 좋다. 동의보감에서도 “대추를 탕에 넣을 때는 모두 쪼개서 넣어야한다”고 했다. 껍질에 상처를 내야만 유효성분이 효과적으로 추출된다.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성분은 끊이는 과정에서 이미 녹아나 있기 때문에 굳이 대추껍질까지 먹을 필요는 없다.

항간에 대추가 독성물질을 흡착한다고 해서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만 식이섬유를 섭취할 목적이라면 먹어도 무방하다. 또 대추씨앗은 별다른 독성이 없어 탕에 넣을 때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는 대추씨를 구워 가루로 만든 후 복통(복용)이나 인후부궤양(외용)을 치료하는데 사용했다.

대추는 자체만으로도 당도가 높아 대추고나 대추시럽을 만들 때 일부러 설탕이나 조청 등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대추만을 다려서 육질부와 함께 농축시켜도 맛은 달지만 식이섬유가 많아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고농축상태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말린 대추 600g 정도라면 1달 동안 나눠 먹으면 적당하다.

여름철 건강을 위해 대추를 활용해 보자. 불면증이나 불쾌지수를 낮추려면 무환자나무의 열매(용안육)나 약간 볶은 묏대추씨(산조인)을 추가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또 대추는 기운이 따뜻해 찬 음식을 많이 먹는 여름철에 배탈을 막아줄 수 있다. 여름철 빙수에 대추고나 대추시럽을 넣어 먹어도 별미다. 여름철 대추는 대충대충 볼 열매가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