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료상황, 우리의 고민이다
북한의료상황, 우리의 고민이다
  •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승인 2013.04.3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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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는 제10회 북한자유주간이다. 관심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도 그런 주간도 있었나 할 것이다. 북한인권 문제, 탈북자 문제를 주제로 많은 기관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곳저곳에서 행사를 하는데 눈여겨 볼만한 것은 북한의 의료, 탈북민의 의료 상황에 대한 언급이다.

예전부터 이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탈북자 출신 박사들이 직접 생생하게 전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탈북자들 대다수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질환에서부터 만성적인 결핵, 그리고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발생되는 독특한 질병군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으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입장에서는 감추고 싶은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부각될 소지가 있다.

박종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예를 들면 결핵의 경우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중요한데 보균상태에서 관리되지 않고 방치될 경우 본인 뿐 아니라 우리 당국의 결핵관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탈북민의 건강관리는 우리 보건의료 관점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할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매우 왜소하다. 이번 자유주간에 있을 한 세미나의 주제 중 ‘북한동포, 왜 작아졌나’라는 것이 있을 정도다. 이는 단순히 못 먹어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모든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인데 체격의 왜소함은 많은 질병이 잠재돼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한다.

언젠가 통일이 될 날을 고민하면서 통일비용을 염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의 의료행태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의료는 도식도로 보면 무척 체계적이지만 전혀 기능하지 않는 그야말로 명목상의 체계일 뿐 실제 국민건강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맥주병에 생리식염수를 만들어 소독되지도 않은 고무줄을 통해 수액을 공급한다는 것이 실제상황이라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게다가 평양을 제외한 지역에서 항생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니 가뜩이나 영양결핍상태의 주민건강이 예사롭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북한에서는 만성간염으로 인한 간질환자들과 과도한 흡연으로 인한 폐질환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북한자유주간에 북한의료에 대한 많은 고민과 실상이 공개되고 그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 그리고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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