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비슷하지만 다른 백내장과 핵경화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비슷하지만 다른 백내장과 핵경화증
  • 헬스경향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l 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6.28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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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백내장수술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반려동물의 눈이 뿌옇게 변했는데 백내장이 맞는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백내장으로 인한 불편함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해서다.

몇 년 전만 해도 백내장 같은 질병은 나이로 인한 질병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요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예전보다 높아졌음을 느낀다. 시력회복이 가능하다면 어떻게든 치료하고 싶어 하는 보호자를 많이 본다.

이동현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얼마 전 한 보호자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동물병원에 왔다. 반려견의 눈이 점점 하얗게 변하고 있어 수술을 고민 중인데 백내장수술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걱정이라고 했다. 병원대기실에서 만난 반려견은 보호자의 그런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우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반려견의 눈을 검진한 결과 다행히도 백내장이 아닌 핵경화증이었다. 핵경화증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시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를 안심시키고 주기적인 안과검진을 권유했다.

백내장은 많은 사람이 아는 것처럼 수정체가 하얗게 변하는 질병이다.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보호자가 눈치 채지 못하게 서서히 조금씩 변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받을 때는 이미 백내장이 많이 진행돼 육안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백내장은 아니다.

눈의 구조물 중 하나인 수정체는 나이 들면서 새로운 수정체세포가 생기고 늙은 세포는 수정체의 핵(중심)부위로 모이게 된다. 이런 늙은 세포가 점차 더 많이 모이면서 핵(중심)이 단단하고 짙어진다. 이를 핵경화증이라고 한다. 핵경화증도 육안으로는 수정체가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백내장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핵경화증은 백내장에 비해 조금 더 청색을 보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뿌옇게 시작해서 점차 진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핵경화증과 백내장을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워 동물병원에서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좋다. 핵경화증으로 진단됐다면 대부분 시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다. 물론 핵경화증과 별개로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은 꼭 필요하다.

백내장이 생기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유전 때문이다. 일반적인 반려견보다 백내장이 많이 발생하는 품종은 이미 밝혀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품종 중 예를 든다면 코카스파니엘, 비숑, 보스톤테리어, 골든리트리버, 슈나우져, 푸들 등이다.

또 다른 흔한 원인은 당뇨성백내장이다. 당뇨가 있는 반려견은 백내장에 대비해야한다. 한 연구에서 당뇨병 반려견의 50% 이상은 진단시점부터 5~6개월 이내에 백내장이 발생했고 약 80%가 16개월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만일 반려견의 백내장이 몇 주에 걸쳐 급격히 진행됐다면 당뇨병을 의심해야한다. 참고로 고양이는 당뇨성백내장이 드문 편이다.

이밖에도 눈의 다른 질병(예를 들어 포도막염)이나 외상, 영양, 감염 등의 원인에 의해 발병할 수도 있다. 또 노화과정에서 일어나는 노령성백내장도 있다.

백내장을 치료하는 방법은 현재 수술이 유일하다. 안약을 사용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객관적인 치료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혹시 당장 수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백내장으로 인해 다른 눈에까지 질병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백내장은 수술하지 않아도 생명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시력을 잃은 반려동물은 생각보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백내장으로 인해서 포도막염이 생기고 이로 인해 녹내장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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