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수술 후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수술 후 말을 하면 안 된다고?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06.28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갑상선암수술과 관련해 가장 걱정을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목소리다. 하루는 상담하던 환자가 불쑥 ‘갑상선수술 후 언제까지 말을 하면 안 되는가’라고 물었다. 한 달 정도는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갑상선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특별한 합병증으로 성대마비라는 것이 있다.

성대신경이 손상 받아 일시적이거나 영구적으로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말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목소리가 나빠지면서 음식 삼키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이전 칼럼에서 다룬 적이 있다.

성대신경마비가 없어도 갑상선수술 후에는 목소리가 나빠지거나 말하는 것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높은 음이 안 나와 노래 부르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세밀하게 조사하면 거의 대다수의 환자가 이러한 증상을 겪는다는 연구도 있다.

대략 절반에 가까운 환자는 수술 후 몇 달 정도 발성에 불편을 느끼고 대부분 6개월 정도 지나면 많이 좋아진다.

성대마비가 없는 상황에서 발성이 불편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수술 직후에는 전신마취를 위해 목에 넣었던 튜브의 자극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평소 위산역류가 있던 경우 흔하게 나타난다. 수술부위 목 근육의 비정상적인 긴장상태가 정상적인 발성을 방해하기도 한다. 

상후두신경이라고 하는 보조적인 성대신경마비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후두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마비가 생겼는지 알기 어렵다. 상후두신경은 고음을 내는 데 중요한 근육운동을 담당하기 때문에 마비가 생기면 노래를 부를 수 없다. 

갑상선과 후두를 싸고 있는 근육이 주변과 유착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진행된다. 이 때도 고음이 잘 안 나와 노래 부르기가 힘들다.

다시 환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돌아가면 수술 후 말하지 않으면서 지내면 안 된다. 수술하지 않은 정상인도 말을 하지 않고 지내면 목소리가 나빠진다. 오히려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낫다.

말하기 힘들거나 목소리가 좋지 않으면 바로 진료받는 것이 좋다. 혼자 무리하면 성대를 더 상하게 할 수도 있고 문제가 있으면 조기에 치료해야 결과가 좋기 때문이다.

후두내시경으로 확인해 성대마비가 있으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성대주입술이라는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음성치료만으로 잘 치료되는 경우도 있다. 음성치료는 목소리를 잘 낼 수 있도록 성대근육뿐 아니라 목 근육, 호흡근육을 잘 사용하도록 훈련하는 치료다. 음성재활치료사와 같이 발성을 훈련하는 퍼스널트레이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목 근육의 긴장을 피하기 위해 목 운동을 하고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스트레칭도 많이 해야 한다. 성대마비가 없어도 음성치료를 통해 이러한 운동과 훈련을 하면 목소리가 나빠지지 않고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리 유대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