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고령화 사회에서 지역병원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특별기고] 고령화 사회에서 지역병원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 헬스경향 최철준 부천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 승인 2017.06.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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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관할 노인의료나눔재단에서는 노인 무릎 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말 그대로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지원해주는 것이 목적. ‘어르신을 걷게 하는 희망’이라는 슬로건도 좋고 제2의 삶을 선물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 본원도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최철준 부천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병원에서 그분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은 고통의 원인을 해결해주는 ‘제대로 된 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연골이 닳아 걷지 못하고 방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는 인공관절수술이 희망적인 치료가 될 것이다.

병에 걸리면 신체적인 고통도 문제지만 병원비로 인한 정신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고령환자들의 부담은 더 크다. 자녀에게 병원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통증을 참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그분들의 노년은 고통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노인의료재단사업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우리 병원이 위치한 부천 지역만 해도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한 저소득층 어르신 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분들을 직접 만나지 않았더라면 ‘솔직히 병원이 치료만 잘 하면 되지’ 하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분들의 절절한 사연을 듣고 수술을 시행하고 회복실에서 그 분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존에 필자가 생각했던 병원 역할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 어쩌면 이런 환자들을 돌보는 것도 지역병원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원은 2003년에 개원한 이래 14년간 부천시민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동안 본원은 의료진 및 직원들을 열심히 수련하고 연구해 최상의 진료서비스로 부천시민들의 지지에 보답하고자 했다.

이제는 그 영역을 넓힐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고령화 사회라는 이유로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퇴행성관절염을 참는 노인들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 다양한 단체들과 힘을 모아 그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이 본원에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한다.

무릎이 다 나으면 다시 노인정에 가서 예전처럼 친구들과 과일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싶다는 어르신, 평생을 앉은뱅이로 살 줄 알았는데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나서 하루하루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든다는 어르신, 수술받은 이 상황이 꿈만 같다고 표현했던 어르신까지. 그분들의 말씀을 되새기며 오늘도 고민해본다. 진정한 치료란 무엇이며 병원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본원은 기꺼이 ‘나눔’과 손을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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