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의 동거, 최소한 이것만은 알아두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의 동거, 최소한 이것만은 알아두자
  • 헬스경향 정설화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l 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7.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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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신을 통해 ‘네코노믹스’란 말을 접했다. 일본의 신조어 중 하나인데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경제학을 뜻하는 ‘이코노믹스’를 결합한 말이다. 고양이신드롬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뜻하는데 일본에서 얼마나 고양이 붐이 일어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근무하는 동물병원 역시 고양이 보호자의 방문횟수가 점차 늘고 있다. 오늘은 ‘고양이와의 동거, 이건 아셔야합니다’라는 주제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정설화 라라동물의료원 진료과장

아직 우리나라에는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보호자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반려동물로도 강아지가 친숙한데 개는 집단을 이루는 늑대의 후손으로 무리를 지어 생활했던 동물이다. 이에 따라 인간은 개를 강제로 인간의 무리에 들어오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양이애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고양이는 살쾡이의 야생기질을 그대로 갖고 있다. 고양이는 고독한 사냥꾼이며 동료가 필요 없다. 어느 정도 사회적 상호작용을 즐기기도 하지만 이는 선택일 뿐이다.

고양이는 영역을 매우 중요시하는 단독행동동물로 가축화, 다시 말해 사람과 함께 생활한 것은 강아지보다 짧다. 또 자신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행동양식이 변화한다. 따라서 익숙한 환경에 있고 싶어 하고 환경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강아지훈련법의 최근 추세는 양성화강화교육을 통한 훈련이다. 사람이 이 훈련법을 체득하기 전에는 강아지들을 체벌교육으로 훈련시켰다. 하지만 고양이는 이 훈련법이 통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개 훈련방식을 이용해 고양이를 체벌하면 친해지기 더 어렵고 엇나가기 쉽다.

고양이는 상호관계를 즐기지 않는 한 사람 곁에 머무르려는 욕구가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과거부터 인간과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로 고양이는 인간이 귀찮아하는 쥐를 잡았고 인간은 그런 고양이와의 교제를 즐겼다. 고양이는 사회화기간(2~9주)에 양성화강화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고양이에 대해 알아야 할 점이 있다. 강아지는 잡식동물이지만 고양이는 절대적 육식동물이다. 간혹 고양이에게 계속 강아지사료를 먹여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고양이가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해 질병을 얻게 된 경우다.

물론 강아지도 식이가 매우 중요하지만 고양이는 반드시 전체식단의 가장 많은 부분을 단백질로 채워야한다. 고양이는 육류에만 있는 타우린 같은 특정성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강아지와 가장 구별되는 점이다. 그래서 흔히들 ‘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고 단독생활을 하며 모성애가 있고 야행성을 띠며 영역을 중시하면서 사냥하는 동물이다.

고양이는 야간시력이 뛰어나다. 사람이 수용하는 빛의 1/6만 있어도 사물을 구별할 수 있다. 해상도는 사람의 1/10밖에 안되지만 강아지보다 넓은 반사판을 가지고 있어 움직이는 사물을 빠르게 인식해 사냥하는 것이다.

고양이의 경우 밝은 빛에 망막이 매우 취약해 강아지와는 매우 다른 모양의 동공을 갖고 있다. 고양이는 매우 매혹적인 홍채를 갖고 있는데 강아지의 동그란 동공에 비해 고양이는 길게 수직으로 이어진 동공을 볼 수 있다.

이는 홍채근육이 커튼이 닫히듯 빠르게 많은 빛을 차단하기 위해 진화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만일 망막질환이 생기면 우측 눈과 좌측 눈이 동공크기가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혹시 키우는 고양이의 동공크기가 짝짝이라면 안과진료를 권한다.

고양이는 천 리를 듣는 귀를 가졌다고 할 만큼 청각 역시 진화됐다. 소리에 매우 예민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바깥귀가 회전한다. 사람보다 2옥타브 높은음을 좋아해 솔톤으로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푸른 눈의 흰색고양이는 흔히 선천성 난청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고양이는 코도 신비롭다. 콧구멍이 뚫린 코가 있고 입천장 경구개 위쪽으로 보습코기관(vomeronasal organ)이 있는데 이 기관은 향과 온도를 감지하며 사회적 교감을 해 적인지 동지인지 구별한다고 한다.

식욕이 떨어진는 고양이는 이 기관을 자극하면 식욕이 돌아오기도 한다. 향이 강한 체온(26~40도) 정도의 음식을 코에 대면 금식하던 고양이도 다시 먹게 되는데 찬 음식보다는 따뜻하고 향이 강한 음식이 좋다. 팁 하나. 입양 후 처음에 잘 먹지 않는다면 습식캔을 따뜻하게 데워 코에 대 주면 고양이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

고양이는 들을 수 있는 발을 갖고 있다. 이는 사냥을 위해 진화된 것으로 진동을 느껴 어두운 곳에서도 사냥감이 어디에 있는지를 인지한다. 따라서 발바닥 패드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발톱을 자를 때는 이를 고려해 패드를 너무 자극하지 않게 잘라주는 것이 좋다.

미각은 개와 비슷하지만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 독자 중에서는 ‘아닌데~ 우리 고양이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라고 말하는 보호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이스크림이 혀에 닿는 느낌, 즉 식감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잘 먹는 것일 뿐 단맛을 느껴서는 아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고양이의 행동학적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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