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고기 없이 콩만 먹어도 단백질 보충에 문제 없을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고기 없이 콩만 먹어도 단백질 보충에 문제 없을까?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7.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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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보면 요즘 흔한 동물성 보양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자인 비건에서부터 달걀이나 우유 정도는 먹는 채식주의자도 있다. 완전채식주의자 식단의 가장 큰 관건은 단백질이다. 과연 식물성 단백질만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우리 몸을 건축물로 따졌을 때 뼈가 철골이라면 단백질은 콘크리트나 벽돌에 해당된다. 즉 체중의 12~15%가 단백질로 근육이나 내장, 피부, 모발 등은 모두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단백질이 부족하면 몸이 탄탄해 보이지 않는다. 또 많은 면역세포가 단백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면역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간에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도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구성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는 몸에서 합성되는 비필수아미노산이 있고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하는 필수아미노산이 있다. 필수 아미노산은 모두 9종류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단백질이 가장 많은 식물성 식품으로 콩을 꼽는다. 그래서 콩을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도 한다. 하지만 콩은 소고기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소고기 단백질에는 9종류의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돼 있지만 콩 단백질에는 9종류 중 메티오닌이 부족하다.

따라서 콩만 먹어서는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재합성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소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완전단백질이라고 하고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불완전단백질이라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콩에 부족한 메티오닌은 쌀에 들어 있다. 반면 쌀에는 라이신이라는 아미노산이 부족한데 이는 콩에 포함돼 있다. 과거 교도소에서 고기 대신 콩밥을 주는 이유를 여기서 찾기도 했다. 하지만 교도소에서 콩밥은 사라진 지 오래로 요즘은 흰쌀밥에 고기반찬이 나온다고 한다.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면서도 골고루 먹는다면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다. 식물성 중에서도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은 햄프씨드(대마씨), 퀴노아(남아메리카 산 비름과 곡식) 등이다. 대두에는 메치오닌함량이 적지만 다 자라기 전인 풋콩은 상대적으로 메치오닌함량이 높다.

하지만 단백질의 질이 다르다. 식품에는 단백가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단백가가 70 이상인 경우 양질의 고단백질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성 단백질은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단백가가 높다.

동물성 단백질 중에서도 달걀흰자를 단백가 100으로 친다. 일반적인 육류의 단백가는 80~90 정도이며 생선도 7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콩도 불완전단백질이기는 하지만 70 정도로 높다. 반면 버섯이나 일반채소의 단백가는 20~30 정도로 낮다.

단백질은 마치 물처럼 매끼마다 조금씩 섭취해야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우리 몸에 쌓이지 않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된 후 필요한 만큼 소모되고 모두 소변(암모니아->요소)을 통해 빠져 나간다. 이로 인해 고기를 많이 먹은 날은 지린내가 심해진다. 그만큼 대사 후 산물이나 독성물질이 많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보통 체중 1kg당 1g의 단백질이 요구된다지만 그만큼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부위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소고기 100g에 30g 정도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70g의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하루 350g의 소고기를 먹어야한다.

하지만 한 번에 소화 흡수되는 단백질은 양은 20~30g밖에 안 돼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도 의미가 없다. 매끼마다 생선 반 토막, 달걀 한두 개, 소고기장조림, 두부나 콩 반찬 등을 통해 꾸준히 먹어야한다.

지나치게 육식을 하면서 대사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우 오히려 완전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면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치면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고기는 거부할 필요가 없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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