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성공적인 이갈이를 위한 필수 노하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성공적인 이갈이를 위한 필수 노하우
  • 헬스경향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l 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7.07.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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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강아지 입에서 피가 나요.”

얼마 전 한 보호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동물병원에 들어왔다. 반려견이 갖고 놀던 장난감에 피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이런 비슷한 일로 문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껌을 씹다가 이빨이 빠졌다며 이것을 고이 포장해 갖고 오는 보호자도 종종 있다. 이때 필자는 동물의 나이를 먼저 물어보는데 대부분 5~6개월령의 강아지나 고양이인 경우가 많다. 모두 정상적인 이갈이 과정인 것이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과 비슷하게 유년기에 젖니(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온다. 이때 나온 영구치는 평생 갖고 가야한다. 혹자는 이빨이 빠지고 다시 나오는 것을 보고 동물은 이빨이 없어져도 다시 생기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치주염 치료를 위해 이를 뽑아야 한다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해도 “그래요, 뽑아 주세요. 또 나올 텐데요. 뭐” 하고 가벼운 반응을 보였던 경우도 있었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생후 1개월령부터 유치가 나기 시작해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이갈이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는 호기심도 왕성한 시기라 뭐든 입에 넣고 물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빠지려고 준비 중인 유치가 빠지기도 하고 계속된 자극으로 인해 영구치가 제대로 자리 잡아 잘 자라기도 한다.

동물병원에서 진료하다 보면 정상적인 이갈이가 축복이라고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고양이는 이갈이에 실패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지만 개는 상황이 아주 다르다. 8kg 미만의 소형견들이 정상적인 이갈이를 하지 못해 6~7개월에 마취를 하고 잔존 유치를 뽑아야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유치가 빠지지 않고 남아있으면 영구치와 겹쳐 자라게 되는데 개는 사람과 달리 구강구조상 입을 다물 때마다 이빨이 서로 맞닿아 만성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덧니로 자란 부분에 치주염이 급속히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이갈이를 위해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대부분 선천적으로 작은 입을 가진 탓에 42개의 이빨이 다 자라기에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이갈이를 잘 못하게 되지만 유치갈이 시기에 이갈이를 도와줄 수 있는 치아발육용 장난감이나 껌을 이용하면 조금이나마 이러한 과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이때 재질은 너무 딱딱하거나 무르지 않아야하며 크기는 강아지의 구강크기를 고려해 적당한 것을 선택해야한다. 하지만 이런 제품으로 이갈이를 도와주더라도 뿌리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송곳니 유치가 빠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문제가 되는 치아는 위아래 길게 자리를 잡고 있는 송곳니이기 때문에 이갈이 시기에는 반려동물의 이빨을 수시로 점검해야한다. 만일 영구치가 기존 유치길이의 반 정도로 자랐는데도 유치가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더 지체하지 말고 발치를 하는 것이 좋다.

영구치는 정확하게 유치가 위치한 그 자리에 자라는데 유치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영구치가 그 옆으로 자라고 있다면 유치를 제거해 영구치가 제대로 된 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줘야한다. 그래야 교합부전으로 인한 만성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어렸을 때 유치에 실을 걸고 이마를 치며 뽑았던 기억이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과정을 잘 겪었기에 지금의 가지런한 치아를 가질 수 있었고 더불어 동물들의 치아도 살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동물들도 태어나 처음 맞게 되는 이 변화의 시기를 우리의 관심과 보살핌을 통해 잘 보내게 된다면 평생 편안하게 씹을 수 있는 행복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정리 장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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