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성악가·가수 등 전문음성사용인의 갑상선암수술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성악가·가수 등 전문음성사용인의 갑상선암수술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07.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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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몇 년 전 갑상선암수술로 손상된 목소리를 어렵게 되찾은 유명성악가의 이야기가 영화로 방영된 적이 있다. 필자는 그전에 TV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관심있게 봤다. 목소리가 변해 검사를 받았고 갑상선암으로 진단돼 수술을 했다. 갑상선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림프절절제술도 받고 성대신경도 잘랐다고 한다.

하지만 수술 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가에게 갑상연골성형술이라는 목소리재건수술을 받았다. 이후 몇 년에 걸친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다시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성악가나 가수 또는 목소리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갑상선암을 수술할 때는 참 고민도 많고 힘겹다. 한번은 유명가수의 갑상선암재수술을 맡게 된 적이 있었는데 수술을 앞둔 2개월 동안 정말 공부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전문음성사용인의 갑상선암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정리됐다.

우선 전문음성사용인은 갑상선암검진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위 사례의 성악가는 목소리 변화를 느껴 검사를 했고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았다. 이 경우 대부분 갑상선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한 상태이기 때문에 성대신경을 살리기 어렵다. 성대신경 마비가 생기면 재활이 매우 어렵다. 성대신경을 침범하는 갑상선암이 드물기는 하지만 평생 좋은 목소리로 살고자 한다면 갑상선암을 무시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암이 발견된 경우 수술시기와 범위에 대해 잘 선택해야한다. 작은 갑상선암은 섣불리 수술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술 후 성대마비나 목소리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갑상선암이 성대신경과 닿아 있는 위치에 있다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술하기로 한 경우에는 갑상선반절제술(엽절제술)보다는 갑상선전전제술이 바람직하다. 4cm 이내의 갑상선암이면서 주변침범이나 전이소견이 없으면 반절제술로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갑상선을 남겨 두면 나중에 남겨진 갑상선을 다시 수술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갑상선부위의 재수술은 목소리에 치명적이다. 성대마비가 없으면 재수술을 해도 일상적인 목소리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성악가나 가수는 전혀 다르다. 재수술한 경우에는 성대마비가 없어도 목소리의 미세한 조정이 안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만큼 재활이 어렵고 원래의 목소리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전절제술을 시행해 설령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더라도 재수술을 피하는 것이 목소리에 더 유리하다.
 
갑상선암수술 후 목소리재활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이는 성악가나 가수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때 음성재활치료사 같은 전문가의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이제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는 삶의 질을 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해야한다. 전문음성사용인에게는 더 절실하게 그렇다. 정리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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