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도 못 당한 ‘불안장애’…불면증 땐 더 악화
아이언맨도 못 당한 ‘불안장애’…불면증 땐 더 악화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 승인 2013.05.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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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언맨3>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 기발한 무기를 만들고 멋진 애인을 가졌으며 가끔 세상을 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잠을 못 자고, 나쁜 기억이 되살아나면 호흡이 가빠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기도 한다. 아이언맨은 불안장애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상태는 불안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불안장애는 인구의 15%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겪는 흔한 정신장애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감정적 증상, 신체적 증상, 생각으로 나타나는 증상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내용이나 특징적인 증상·경과에 따라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다.

감정적 증상은 안절부절못함, 초조함, 짜증, 예민한 반응 등이다. 신체적으로는 심장이 빨리 뛰고, 소화가 안되며, 손에 땀이 나고, 손이나 몸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손발이 차지고 근육긴장으로 두통이나 뒷목이 땅기고 아프며 가슴의 압박감이나 통증, 입 마름, 숨이 가빠지거나 숨 쉬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생긴다. 생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란 닥치지도 않은 위험을 크게 걱정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며, 조그만 것도 크게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 상상하는 것 등을 말한다.

 
 
                         <아이언맨3>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는 만성 불면증과 갑작스러운 불안장애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신경물질 이상·스트레스·외상 후유증 등이 원인
신경안정제 의존 말고 적절한 운동·명상·휴식을


불안장애의 원인은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자존감이나 스트레스, 가정 환경, 외상적 사건 경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진경 교수는 “불안장애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진료를 통해 어떤 종류의 불안장애인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불안장애가 발생할 경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신경안정제를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지 않고 복용하는 것은 의존성을 일으키는 등 근본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라며 “환자 스스로가 조절할 수 없는 정신의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신체적인 질환에서처럼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심장이나 뇌기능의 이상뿐 아니라 전에 없었던 불안장애 증상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으며, 기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불면증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동반하는 불안장애의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으로 불안장애의 한 증상으로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불안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불면증이 악화되기도 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잠을 제대로 못자면 뇌 기능 저하로 인해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고 정서도 불안정해지며 특히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다음날 활동을 하는 데 지장을 줄 정도로 수면이 불량한 증상이 1개월 이상 계속될 때는 서둘러 정신과전문의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불안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손상이 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병적불안이라고 한다. 위험을 알리는 인체의 경보장치가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수시로 불안과 공포가 뜻하지 않게 갑자기 닥쳐오며 앞서 말한 여러 가지 불안의 생리적 반응들이 동반된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근육이완법, 복식호흡, 자기최면, 명상, 규칙적인 운동 등 자기조절법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문제를 가족이나 친한 친구, 직장 동료 등 주변에 얘기해 일상생활에서의 어려움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불안한 감정이나 신체적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즉시 의사에게 도움을 구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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