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지속되면서 한낮의 폭염이 열대야로 이어져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열대야는 한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경우이며 올해 서울의 첫 열대야는 지난해보다 무려 열흘이나 앞당겨졌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김지연 과장의 도움말로 잠자기 괴로운 여름밤을 어떻게 이겨내야할 지 알아봤다.
■지나친 냉방기기 사용, 부작용 유발
잠들기에 가장 좋은 온도는 18~20℃다. 이 때문에 열대야현상이 지속되면 체온조절중추에 이상이 생겨 잠을 잘 수 없거나 자더라도 온몸이 뻐근하고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 불면은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유발해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해 냉방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호흡기질환, 면역력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찬물샤워와 탈의는 오히려 숙면 방해
더우니까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찬물로 샤워하면 근육이 긴장하고 체온이 낮아져 열을 내기 위한 신체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 따라서 찬물보다는 4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목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뭉친 근육을 풀어줘 숙면에 도움이 된다. 족욕 역시 숙면에 좋다. 발과 종아리를 40℃ 정도의 따뜻한 물과 16℃ 정도의 찬물에 5분씩 번갈아 담그는 것을 4~5회 반복한다.
또 체온유지를 위해서는 옷을 벗기보다 통풍이 잘 되는 얇고 시원한 잠옷을 입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TV, 컴퓨터, 노트북 등 전자기기는 되도록 사용하지 말고 잠들기 3시간 전에 식사를 끝내는 것이 좋다. 잠들기 최소 3시간 전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적당한 운동은 좋지만 무리한 운동이나 잠들기 직전의 운동은 오히려 취침에 방해될 수 있다.
■커피, 초콜릿보다는 숙면에 좋은 과일, 채소 섭취
과일이나 채소, 우유 등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다. 먼저 바나나에 함유된 마그네슘은 세로토닌 생성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한다. 키위에 함유된 칼륨, 칼슘, 마그네슘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특히 이노시톨 같은 영양소는 신경전달기능을 향상시켜 숙면에 효과적이다.
체리, 상추에는 필수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풍부하다. 특히 상추는 줄기 속에 ‘락투세린’이라는 투명한 흰색 액이 있는데 진정효과와 최면, 진해효과(기침을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우유에는 멜라토닌의 주성분인 트립토판이 함유돼 있어 잠들기 전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긴장을 완화시키고 체온을 올려 수면을 유도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카페인이 풍부한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등은 각성효과가 있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낮에 먹거나 적게 먹는 것이 좋다”며 “특히 자기 전 시원한 맥주를 한 잔 마시면 알코올의 진정효과로 인해 빨리 잠에 들지만 효과는 잠깐일 뿐 중간에 자주 깰 수 있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