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⑳‘효도관광’은 옛말…‘사막트레킹’에 ‘박물관연수’까지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 ⑳‘효도관광’은 옛말…‘사막트레킹’에 ‘박물관연수’까지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7.07.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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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객원기자

여름휴가시즌이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6월 실시한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이번 주와 다음주에 여름휴가를 가장 많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내여행(84%)을 계획하고 있었고 기간은 2박3일(44%)이 가장 많았다.

반면 과반수(48%)는 여름휴가계획이 없었다. 이유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77%)’라고 응답했다. 사실 젊어서는 직장이나 자녀의 방학 등 고려사항이 많다 보니 여행을 마음대로 계획하기 어렵다. 하지만 은퇴 후 자녀가 분가하기 시작하는 50대부터는 보다 자유롭게 여행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시니어의 여행수요는 날로 커지고 있다.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도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여행이었다. 최근 시니어의 취향도 다양해져 단순관광을 넘어 배우고 체험하는 ‘참여형 여행’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즘 중년남성의 지식여행을 보여주는 ‘tvN 알쓸신잡’이 인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알쓸신잡’은 여행지에 대한 지식과 체험을 바탕으로 시니어의 여행트렌드를 잘 반영한다. 이처럼 여행을 통해 시니어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세계최대규모의 단체로 미국의 ‘로드 스칼라’가 있다. 

[사진설명1] 소설가 김영하와 작곡가 유희열이 체험여행을 즐기고 있다. tvN ‘알쓸신잡’ 홈페이지.

로드 스칼라는 50대 이상 시니어에게 교육과 여행을 결합한 평생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비영리단체는 1975년에 설립됐다. 본래 명칭은 ‘엘더 호스텔(elder hostel)’이었는데 2010년 로드 스칼라로 변경됐다. 

로드 스칼라는 ‘길 위의 학자’라는 뜻으로 탐험하고 모험하는 전 세계의 시니어를 의미한다. 220명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참가자는 이제 매년 10만명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150개국 5500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프로그램은 가벼운 일정에서 특별한 모험까지 다양하다. 쿠바에서 남극대륙까지 갈 수도 있고 호주박물관의 유물을 보거나 아리조나사막도 트레킹할 수 있다. 150개국 중 가서 배우고 싶은 나라 또는 박물관관람, 어학연수, 카약 타기 등 관심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된다. 또 활동 단계를 5개로 나눠 원하는 단계를 고르면 된다. 예를 들어 미국 알래스카열차여행을 고르면 활동 단계와 가격, 일정, 숙박과 식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설명2] 활동단계별로 구분돼 있는 여행상품. ‘로드 스칼라’ 홈페이지

특히 손자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세대간 여행프로그램은 최근 가장 핫하다. 역사탐방부터 카약타기, 손자들이 좋아할만한 해리포터의 마법세계도 체험할 수 있다. 소규모로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사적인 여행도 신청 가능하다.

또 시니어의 관심사에 따라 해외에서 살면서 언어나 역사를 배울 수도 있다. 예컨대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한달 반 동안 현지인처럼 생활하며 어학연수를 받는 식이다. 현지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로드 스칼라에 연락하면 된다.

노인이라도 살아온 방식에 따라 욕구나 경험은 다양하다. 백세시대가 되면서 노년에 여행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났다. 살면서 해마다 비슷한 여행을 해왔다면 본인의 취미와 관심사에 따라 새로운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손자들과의 여행은 어떤 추억보다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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