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벌레에 물렸을 때 사용하는 일반약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벌레에 물렸을 때 사용하는 일반약
  •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7.07.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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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 중 깊은 잠을 깨우는 불청객 ‘모기’. 모기는 보통 7~9월까지 극성을 부리는데 ‘가을 모기가 독하다’는 말도 있다. 서울시는 모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모기예보제(https://health.seoul.go.kr/mosquito)를 실시하고 있다.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여름에는 모기뿐 아니라 진드기, 뱀, 개 등에 물리거나 벌, 말벌, 쐐기 벌레, 불개미 등에 쏘이는 일이 많다. 이번 칼럼에서는 곤충류에 의해 물리거나 쏘여 발생하는 증상에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해 알아보자.

가장 흔하게 물리는 것은 역시 모기다. 모기는 먹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빠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기 위해 피를 빤다. 피가 잘 빨리게 하기 위해 빨대와 같은 침을 꽂고, 동시에 항 응고성 물질을 주입한다.

해충에 쏘이거나 물리면 제일 바깥쪽 보호막인 피부가 뚫린다. 이어 해충이 가진 효소물질이나 이종단백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염증,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히스타민이 분비되며 다량의 면역체가 이동하면서 가려움, 발적, 열감 등이 생기고 심하면 통증과 부종이 나타난다.

염증, 알레르기증상은 괴롭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그보다 중요한 점은 모기의 병원체가 침투된다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말라리아감염증이며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감염증도 무서운 질병이다. 따라서 모기에 물린 후 열이 나며 두통, 몸살,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한다.

진드기 역시 여름철 사람을 많이 괴롭히는 해충 중 하나다. 살인진드기로 알려진 ‘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2017년 6월 기준으로 7명이나 보고되면서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했다.

진드기는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즉 피부 안으로 뚫고 들어가 단단하게 붙어 있으면서 몸을 불릴 때까지 기생한다. 만일 진드기에 물렸다면 족집게를 이용해 통째로 제거해야한다. 몸통만 떼면 입 부분이 남아 염증반응을 심하게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진드기에 물리는 것보다 심각한 것은 병원균 감염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로키산 홍반열, 라임병 등의 질환은 모두 진드기에서 발생한 전신감염증이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리면 의료기관에 방문해 해당질환 유무를 꼭 검사해야한다.

사람을 쏘는 곤충으로는 꿀벌, 말벌, 호박벌 등의 벌과 불개미, 쐐기 벌레 등이 있다. 곤충의 침은 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강한 독성을 품고 있어 쏘이면 통증, 자극감, 홍반과 부종을 호소하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독침성분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다. 아나필락시스라는 과민반응이 있으면 호흡곤란, 저혈압, 흉통, 의식상실 등이 유발되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

해충에 쏘이거나 물리면 차가운 물로 환부를 씻고 상태를 파악한다. 독침이나 진드기는 제거해야한다. 이후 얼음팩 등을 이용해 수분간 환부를 찜질하면 염증반응을 늦추고 통증, 자극감을 줄일 수 있다.

모기나 해충에 물렸을 때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은 크게 세 가지 종류다. ▲자극감 완화제제 ▲알레르기, 염증반응 완화제제 ▲경구용제제 등이며 세 가지를 병용해도 된다. 벌에 쏘였을 때 민간요법으로 된장이나 침을 바른다는 속설이 있는데 세균 등 2차 감염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어 주의해야한다.

■자극감을 완화시키는 제제

자극감을 완화시켜 주는 제제는 크게 두 가지다. 버츠비 등 식물추출물제제나 칼라민로션처럼 천연물질로 만들어진 제제와 버물리에스액, 물린디액, 써버쿨액처럼 항히스타민제와 국소마취제가 들어 있는 제제다.

버츠비는 아이엄마들에게 유명한 제품이다. 천연허브성분이 가려움증을 완화시키고 항염증작용이있어 6개월 이상 된 유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칼라민로션은 칼라민과 산화아연을 함유해 수렴·진정·항염효과가 있다. 주로 따갑고 가려운 증상의 진정을 위해 사용하며 모든 연령대에서 사용 가능하다.

버물리에스액, 물린디액으로 유명한 항히스타민제 조합제제는 국소마취효과까지 있어 가려움증은 물론 알레르기와 염증반응도 완화시킨다. 단 디부카인, 캄파 때문에 연령제한이 있어 30개월 이상 소아부터 사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버물리플라스타, 해피홈힐러플라스타처럼 붙이는 제형도 출시됐다. 항히스타민제와 멘톨을 함유, 가려움증과 자극감을 완화시키고 치몰(이소프로필메칠페놀)이 있어 항균효과가 있다. 긁었을 때 상처가 잘 나는 환자라면 증상완화와 상처보호라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 있다. 단 30개월 이하의 유소아의 경우 사용할 수 없어 사용연령을 꼭 확인해야한다.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완화시키는 제제

염증이 심하면 천연제제나 버물리에스액, 물린디액 등으로는 잘 완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제제 사용을 권장한다. 주로 락티케어HC로션(스티펠), 하티손로션(한미약품) 등 하이드로코르티손 성분의 약한 스테로이드제제를 권장하지만 상태에 따라 좀 더 강한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염증과 함께 통증이 있다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성분의 외용제도 사용 가능하다. 멍제거효과로 유명한 베노플러스겔, 벤트플라겔 등은 살리실산글리콜이 들어 있어 통증과 염증완화에 좋다. 붓기를 완화시키는 헤파린나트륨과 무정형에스신도 함께 들어 있어 많이 붓는 증상에 효과적이다.

의약외품으로 나오는 바르는 제제도 있다. 성분은 대부분 벤잘코늄염화물이며 벌레에 물려 상처난 경우 소독용으로 사용한다. 효능효과도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경우, 피부찰과상, 자상, 작은 화상 등 경미한 상처부위에 대한 외용소독’이라고 돼 있다.

■경구용제제

경구제도 있다. 가려움이나 자극감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 한약제제도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붓기가 심하면 월비가출탕, 자극감과 충혈, 염증이 심한 경우 황련해독탕을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자료)

비 처방약 핸드북17판(조윤커뮤니케이션, 2013)
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대한의학서적, 2011)
인체생리학 제7판(라이프사이언스, 2011)
그림으로 보는 병리학(정담미디어, 2008)
질환별 환자교육자료집(대한의학서적, 2006)
임상상용방제해설(도서출판 정담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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