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숨쉬기 힘들어지는 반려견의 ‘기관허탈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숨쉬기 힘들어지는 반려견의 ‘기관허탈증’
  •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 승인 2017.08.04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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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면서 반려견이 거위소리를 내며 숨쉬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는 상담이 늘고 있다.

7살의 통통한 포메라니안 ‘뿌꾸’를 안고 병원 안으로 다급하게 뛰어들어오는 보호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녀의 품에 안긴 뿌꾸는 힘든 얼굴에 혀는 파랗게 질려 있었다. 다급히 산소 처치를 하고 아이스팩으로 체온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호흡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진정제를 투여하고 더 적극적인 산소처치를 한 후에야 혀의 색이 분홍색으로 돌아왔다.

이상민 방학동물병원&부설 방학동물외과센터 원장

보호자는 뿌꾸가 조금 진정된 후에야 안심이 되는 듯 이야기를 풀어놨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지는 꽤 됐어요. 처음에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자주 그랬던 것도 아니었고 그러다가 말았으니까요. 하지만 요즘 들어 증상을 보이는 횟수가 많아지고 또 한 번 증상을 보이면 오랫동안 계속 됩니다. 조금 더 빨리 병원에 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라며 미안해했다.

뿌꾸는 왜 숨쉬기를 힘들어했을까?

보호자와의 상담과 각종 검사를 통해 뿌꾸를 힘들게 한 질병이 ‘기관허탈증’임을 확인했다. 기관허탈증은 기관연골의 탄력이 떨어져 호흡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기관(trachea)’은 입에서 폐로 공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연골변성으로 좁아지면 흥분하거나 물 또는 밥을 먹을 때 캑캑거리며 기침을 한다. 심할 경우 평소에도 호흡곤란증세를 보일 수 있다.

기관허탈증은 뿌꾸와 같은 포메라니안 외에도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말티즈 등의 품종에서 특히 잘 발생한다.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요인, 비만, 영양 불균형, 흥분, 노화, 만성기관지염 등으로 인해 악화된다. 안타깝게도 한 번 변성된 기관연골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기관허탈증이 진단되면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약물로도 호흡곤란증세가 개선되지 않는 반려견에 한해서는 기관스텐트 시술이 고려된다. 단 이 시술은 사전에 담당 수의사와 기관허탈의 정도와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기관허탈증에 걸린 반려견을 위해 다음의 6가지 관리법을 실천해야한다.

① 적정 체중 유지하세요!

비만은 지방조직이 기관을 압박하기 때문에 기관허탈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기관허탈증이 있는 반려견은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관리에 신경 써야한다.

② 이런 환경에서는 힘들어요!

흥분, 스트레스, 덥고 습한 환경, 과도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기관허탈증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③ 기관/기관지를 자극하는 물질은 피하세요!

담배연기와 먼지 등 호흡기관을 자극하는 물질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④ 산책 시 목줄보다는 가슴 줄을 착용하세요!

가슴 줄에 비해 목줄은 기관부위를 압박해 자극을 줄 수 있다.

⑤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면 편안해져요!

반려동물의 증상 및 기저질환에 따라 약물이 처방되며 평생 지속적인 약물투여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⑥ 응급 시 사용할 산소캔을 준비하세요!

혀가 파랗게 변하거나 평소에도 기침을 하는 중증의 기관허탈증으로 진행됐다면 응급용으로 산소캔을 준비했다가 호흡곤란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 오는 동안 사용하면 유용하다.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은 사람이나 반려견 모두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반려견이 기관허탈증으로 진단됐다면 위의 6가지 사항을 참고해 일찍부터 건강을 관리하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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